결핍으로만 이루어졌던 연애
알아차리고, 일기 쓰고, 고민하고, 선생님과 하나씩 나의 평온을 위해 많은 시간들을 쌓아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큰 산이었던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안정감을 잘 느껴보지 못했던 나는 독립함과 동시에 그나마 작게 남아있던 집이라는 의지할 수 있는 기둥마저 사라졌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 자신이 너무 싫어 피부에 상처를 내고, 벽이나 단단한 곳을 때리면서 나를 다치게 했다. 상처를 보면서 위안했었다. 그제야 내가 나 자신을 불쌍하고 가엾게 생각해서 아껴주는 느낌을 받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홀로 방황의 대학생활을 겪고 회사에서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마음이 아픈 상태에서 연애를 시작하다 보니, 처음의 만남도 공허함을 채우기 위함이었고, 점차 남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아닌, 나에게 부모님이 되어갔다. 연인의 감정이 아닌 외롭고, 힘들고, 고통받는 나를 지탱해 줄 울타리였다.
몰랐다. 1년, 2년… 8년. 잘못되어가고 있었지만 몰랐다. 내가 살아야 했으니까 그냥 그저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들로만 지내왔다. 그리고 상담선생님과 근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나는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나의 결핍과 아픔들을 마주하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결핍과 싸워서 나로서 굳게 설 수 있는 준비를 1년 동안 해왔던 것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돼, 나도 이제 자유롭고 싶어. 저분도 행복할 수 있도록 놓아주자’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나의 7년의 연애는 끝이 났다.
남자친구가 없을 때 다가올 공허함과 외로움보다는 나의 마음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서는 게 더 중요했다. 많이 두려웠지만, 독립 아닌 독립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