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성 버리고 낮에 쓰고 싶다.

아침형 남편 저녁형 아내

by 로에필라

새벽 감성 버리고 낮에 쓰고 싶다.


오늘도 잠은 안 자고 브런치 어플을 켜고 이것저것 끄적인다.

조용하고 깜깜한 밤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달이 드리우면 창작력이 샘솟는다.

나는 밤에 왕성한 예술가가 된다.


남편의 친구 중에 래퍼가 있어서 그분에게 물어봤다.


"혹시 곡을 거의 밤에 쓰세요?"


그랬더니 밤에 곡이 잘 써지는 저녁형 인간인데 요즘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셨다.

나도 사실 밤에 글이 더 잘 써지지만 이젠 밝을 때 글을 쓰고 싶다.


밤에 글을 쓸수록 더 감성적이고 가라앉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가끔 낮에 카페에 가서 여행 에세이를 쓰는데, 확실히 더 내용이 밝다.




남편은 또 새벽 일찍 일어날 텐데...

우리의 시간은 엇갈린다.


내가 잠들면 남편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잠의 바통터치라고나 할까.


나는 아침형 인간을 동경한다.

아침형 인간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침형 인간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했더니

남편은 늦게 자도 괜찮다고 말했다. 늦게 자는 것도 좋은 거라고 한다. 솔직히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남편은 내가 하는 일은 다 잘한다고 말해준다.


남편은 내가 아침잠이 많고 늦게 잠드는 것에 대해서 생활습관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In my experience, the only difference between morning people and evening people is that those people that get up in the morning early are just horribly smug.
제 경험상으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유일한 차이점은 일찍 일어나는 부류의 사람들이 단지 지나치게 우쭐댄다는 정도입니다.
- Russel Foster (러셀 포스터): Why do we sleep?(우리는 왜 자는가?)
출처: TED (테드)

테드에서 이 말을 듣고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었었다.


아침형 인간인 남편이 너무 좋다.

존경할만한 생활습관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을 한다.

집에 있는 많은 책들은 다 남편이 새벽 일찍 일어나서 한 새벽 독서의 흔적이다.


남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나 절대적인 잠의 양은 줄이기 싫었다.

그러려면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했다.

사실 지금도 노력 중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난 태생이 저녁형 인간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항상 힘들었다.

지금도 한밤중인데 너무 쌩쌩하다.

아침이면 좀비처럼 걸어 다닐 텐데...

아니면 늦잠을 자겠지.




낮에 쓰는 글은 더 슬프지 않고, 더 희망적일 것 같다.


낮에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