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씀]잠깐만, 불러세우고 싶었다
잠깐만,
불러세우고 싶었다
이제서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주앉아
한번쯤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을
빙그레 웃으며 털어놓았다
기분나쁜 이야기는 아니면 좋겠다고
담아두거나 한 귀로 흘리거나 하는 건
오로지 그대의 마음에 달렸다고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 건
내 몫이라고
잠깐 힘들어 기대고 싶어진 건 아닌지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서 그런 건 아닌지
그대가 나에게 해준 것들이
혹시 잠깐의 착각은 아닐지
흙먼지가 가라앉고 파도가 잔잔해지길
가만히 기다려 보았다
뜻밖에 꿈 속에서
그대를 만나면 반가울 때
무서운 꿈에 눈을 뜨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에 맞춰
문득 당신이 떠오를 때
그냥 갑자기 당신은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질 때
목소리가 듣고 싶어질 때
왜 그랬을까
나도 궁금해서 생각해봤는데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좋아해서 그래
그런데 잠깐의 답답함으로
털어놓은 얘기가 그대에게
부담스러운 미안함을 선사할까봐
당신에게 왈칵 마음을
섣불리 쏟아버리지 않도록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