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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조금 더

[당신과 나에게, 씀]나의 간절함을, 애매모호함을 가득 담아주지

by have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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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란 말보다 더 많이 쓰는 것만 같아

어떤 말 앞에서든

나의 간절함을, 애매모호함을 가득 담아주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마음에 칼을 꼽고 꼽히고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선을 넘어버리고서

헝크러진 모습으로 중얼거리곤 해

혹시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


넘쳐흘렀을 땐 약간만 모자라지 못함을 탓하고

모자랐을 땐 차라리 넘쳐버릴 걸 그랬다 중얼거려

촉은 필요할 땐 사라져버렸고

눈대중은 파르르 떨리는 눈가에 어긋나고 말았어


차갑고도 뜨겁던, 다정하고도 냉정한

가볍고도 무거운 수많은 과녁을 앞에 두고

이제는 눈을 감기로 했어

더 이상 눈금에 속지 않으려고


귓가를 울리는 심장소리는 조금 더 불규칙해지고

입가에 내뱉은 숨결이 손끝을 휘감는 공기가 되었네

오랜만이야 과녁도 내 모습도 뚜렷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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