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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기다림

[당신과 나에게, 씀]모두가 바보같다 하고 시대착오적이라 해도

by have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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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기다림이란 건 없다

모두가 바보같다 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해도


기다림이 필요없는 것

쉽게 잊혀지고야 마는 것


열 달 세상에 나올 당신을 기다리며 준비한 베냇저고리

곧 벌어질 꽃송이를 기다리며 지켜보던 꽃봉오리

춥고 어두운 아침 떠오르는 해와 붉게 저물어 가는 노을

긴긴 밤이 지나 수십수백년이 지나야 만나는 별똥별

저 꼭대기를 다다르기 위해 오르고 올랐던 흙더미와 돌


당신의 편지를 기다리며 우편함을 보는 순간

뜻밖에 걸려온 당신의 전화를 받는 순간

늘 이루어지기 바랬던 것이 현실이 되는 그 순간

그리고 결국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마주하는 순간


차마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만큼

꾹 벅차오르며 피어오르는 미소와 감사함

할만큼 했다며 담백하게 넘길 수 있는 슬픔과 섭섭함


이 모든 것

기다림 없이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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