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씀]남이 커주지 않아도
은은한 조명에서 평온함을 즐기다가
갑자기 이 모든게 싫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았는데
욕심이 많은 줄 알았다
물론 많기야 하다
부러움에 사로잡힌 걸 숨길 때도 있다
하지만 조명은
남이 커주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익숙하다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해내는 것
익숙하지 않은 건
좋아하지 않는 것을 묵묵히 해내는 것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만 해도 갑자기 기운이 나는 걸
해보자
실패해도 아직 돌아갈 길도 남은 마당에
더 이상 잘못될 게 뭐가 있겠나
실패하더라도 아쉽더라도
미련은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참 오래된 첫사랑이었다
참 굴곡있는 짝사랑이었다
그만 할 때도 되었다
이뤄지지 않거나 환상을 벗어나거나
조명이 사람에 깃들고
환상에 깃들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