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시작했다가 수강을 거쳤지만 다시 독학으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고 잘 맞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정보가 많고 배울 곳이 많기 때문에 수강이나 아카데미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타투 수강은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선생님에게 수강비를 내고 배우는 것이다. 국가나 민간 자격증 같은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에게 배우는 방식이다. 타투이스트마다 걸어온 길이 다르기 때문에 수강 과정이나 내용은 차이가 많을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내가 마음에 들거나 배우고 싶은 포트폴리오를 가진 사람에게 문의하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SNS를 활용하여 여러 타투이스트와 타투샵, 타투 작업물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강비는 보통 몇백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섣불리 선택을 했다가는 타투 수강비가 아닌 비싼 인생 수업료로 날릴 수 있다.
타투 받는 자체가 좋고 타투를 받는 경험이 있다면 선택이 수월할 것이다. 타투 경험이 없다면 충분히 발품을 팔아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단순히 검색에 의지하는 것은 좋지 못한 태도다. 포털에 검색을 하면 당연히 마케팅이 잘 된 곳 위주로 나온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글만 뻔지르르한 곳이 많으므로 검색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수강을 받는 방식 외에 문하생이라는 개념도 있다. 샵 일을 도우면서 타투를 배우는 것이다. 수강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움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문하생은 보통 규모가 있는 샵이나 도제식 수업이 필요한 재패니즈 전문 타투샵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도 문하생 생활을 하며 기본적인 생활비는 필요하므로 어느 정도는 금전적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좋다. 일을 병행하면서는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수강이나 문하생 상담을 받기 전 기본적인 준비를 해놓는 것이 좋다. 이력서라든지 기타 서류 작업 같은 것은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그 정도는 상담을 통해 구술하면 된다. 그림을 많이 그려보고 그 연습장을 지참하는 게 좋다. 잘 그리거나 다듬어진 그림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스케치 단계의 그림이 많을수록 좋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그 정도의 기본 자료는 있어야 참고해서 수준별 교육을 할 수 있다.
씨를 뿌리려고 해도 어느 정도 밭이 갈려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콘크리트 바닥에 씨를 뿌릴 순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기본 토양이 갖춰져 있다면 이후에 어떤 씨를 뿌릴 것인지 어떤 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경작해야 할지 가늠이 된다. 본인이 그림을 그려본 적도 없고 아무런 계획이나 생각이 없다면 서로 난감한 상황이 생긴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기계발 또는 직업적 훈련은 받는 시작점이므로 제발 아무 정보 없이 무턱대고 수강 문의를 하는 것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요즘에는 타투 아카데미(학원)도 많이 생겼다. 수강 도구와 강사진, 교육 과정을 준비 해놓고 학원생을 모집한다. 아카데미는 보통 수강비만 내면 등록을 할 수 있다. 일 대 다수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런 만큼 수준별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타투를 시작하는 개개인의 성향과 능력차가 다르므로 배움에 대한 능동적인 태도가 더 요구된다.
최소한 강사진의 이력과 작품을 확인하자. 학원에서 제작한 홍보물이 아닌 실제 배출된 타투이스트의 활동을 찾아보는 게 좋다. 교육 기간이 끝난 후 타투이스트로서의 활동에 어떤 지원이 있는지도 알아보자.
타투이스트는 겨우 몇 개월 배운다고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배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타투는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 교육 이후에 추가적인 훈련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시작보다 중요하다.
규모가 크거나 실제 활동하는 타투이스트가 있는 샵은 교육 과정 이후 월 부스비를 내면서 활동을 이어가는데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
입문하고 새로운 샵으로 옮긴 타투이스트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배운 게 없다`, `돈만 받고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등등. 정말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능동성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시작할 때맞지 않는 곳을 선택을 해서 이후 자신과 맞는 곳을 찾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수강에 임했다면 두 번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강, 문하생, 학원 등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유명한 사람에게 배운다고, 교육 과정이 좋은 곳에서 배운다고 모두 좋은 타투이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될 사람은 된다`는 말이 있듯 능동적인 사람은 어느 환경에서 시작해도 결국 이루어낸다. 다만 자신에게 잘 맞고 좋은 환경까지 선택한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다.
전에는 대부분 실력이 뛰어나고 유명한 타투이스트들은 독학으로 입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수강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료를 찾고 연습을 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독학은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능동적이지 않으면 제대로 실력을 키울 수 없다. 입문 시기에는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정보는 여기저기 널려있는데 가짜 정보인지 홍보성 정보인지 알 길이 없다.
요즘에는 개인 방송까지 더해지고 타투 장비나 용품을 판매하는 곳도 많아져서 시작하는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이런 환경과 능동적인 태도가 결합된다면 효과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남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고 또 혼자서 삽질하지 말자. 좋은 환경을 찾으려는 수고와 그에 걸맞은 노력의 균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