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함께 성장하고 공존하는 AI와의 여정의 시작>
우리는 거의 매일 AI와 대화한다. 정보를 묻고, 감정을 털어놓고,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응답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 존재는 점점 가까워지고, 조금씩 ‘나’를 알아간다. 오래전부터 상상해 왔던 친구—말을 걸면 이해하고, 때로는 먼저 제안하며, 함께 성장하는 존재.
하지만 그 관계는 여전히 낯설고 복잡하다. AI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같은 새로운 문법을 익혀야 하고, 시스템의 작동 구조를 알지 못하면 원하는 답에 깊이 있게 도달하기 어렵다. 인터페이스는 익숙하고 친근하지만, 그 안에는 기술적 조건과 복잡한 알고리즘이 숨어 있다. 이제 사용자는 단순히 질문하는 존재를 넘어,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구조화된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가 되길 요구받고 있다.
나는 기술을 이해하는 엔지니어였고, 사람과 기계 사이를 탐구한 HCI 전공자이며, 지금은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UX 디자이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는 늘 ‘사용자’였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AI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그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이 존재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야 할까?’
‘그리고 그런 연결이 가능하도록, 디자이너인 나는 무엇을 설계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이 시리즈는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을 ‘기술’이 아니라 ‘관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HCI 연구자이자 UX 디자이너로서, 나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감정, 윤리, 맥락, 생애주기까지—인터페이스 너머의 진짜 상호작용을 고민하며, 위 질문들에 답을 찾아간다.
AI와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그 친구를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 해야 할까? 이 글은 그 질문을 품은 여정의 기록이다.
[목차]
1. 질문하는 인간, 답하는 기계: 우리는 AI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기대하는가?
2. AI는 나를 얼마나 이해하는가: 퍼스널라이제이션의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3.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AI가 친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4. 감정은 설계될 수 있는가: 감정적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디자이너의 윤리와 상상력
5. AI는 인간의 맥락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BCI, 상황 인지형 AI, 그리고 인간의 내면
6. 우리는 어디까지 자아를 투영할 것인가: 디지털 트윈, 페르소나, 그리고 인터페이스 속의 나
7. AI와의 이별은 어떻게 가능할까: 디지털 상실과 감정의 종료에 대하여
8. 친구가 된다는 것, 함께 성장한다는 것: 공존을 위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