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yden Oct 15. 2018

A Star is...

스타들의 마음에 더욱 집중한 <스타 이즈 본>

 유명해진다는 건 마냥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작은 실수에도 민감해지는 건 물론이거니와, 만약 어떤 작품으로 유명해진 것이라면 매번 대중의 기대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제는 한 물 갔네’라는 평을 듣기 싫다면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불편은 당연히 감수하고 희생해야 할 성공의 대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스타의 이름과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마치 본인이 돈을 내고 상품을 소비하는 것과 같다는 식이다. 그 이야기 안에 스타 본인이 겪는 솔직한 마음은 들어있지 않다. <스타 이즈 본>에서 앨리(레이디 가가 역)라는 스타가 탄생하는 이야기만큼 깊이 다루는 이야기가 바로 잭슨(브래들리 쿠퍼 역)의 마음이다.


 영화 시작부터, 잭슨의 마음에 몰입할 수 있을 만한 장면이 등장한다. 극 중 유명 락 스타인 잭슨은 여느 때와 같이 공연을 하는데, 보통의 영화처럼 잭슨이 홀로 빛나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잭슨의 시각에서 관중을 보여준다. 잭슨이 얼마나 유명하고 멋진 사람인지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스타의 입장에서 그러한 무대가 어떻게 비칠지를 어필하는 것이다. 수많은 관객들의 열광에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거대한 압박과 같은 알 수 없는 마음. 잭슨은 공연 중간중간에도 술을 마실 만큼 심각한 알코올 의존증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관중들 사이에서 잭슨은 어떤 마음을 느낄까? / <스타 이즈 본>

 앨리가 점차 유명세를 얻으며 스타가 되는 동안 잭슨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숱한 공연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점차 그를 불러주는 곳이 적어진다. 스스로 심한 압박과 좌절을 느끼지만, 사랑하는 앨리를 질투할 수도 없는 상황. 밑 빠진 독처럼 새어나가면서 생기는 마음의 빈 공간을 술이 대신한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점차 유명세를 얻어가는 스타 앨리 / <스타 이즈 본>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앨리. 앨리는 유명해질수록 잭슨과 함께 했던 시간은 새어나가고 그 자리를 각종 스케줄과 방송 출연이 대신 채운다. 이쯤 되면 보통의 음악영화처럼 ‘좋았던 기억을 되살려’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음악을 하며 관계를 다시 예전처럼 회복할 만도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거 없다. 앨리는 여전히 잭슨을 좋아하지만, 스케줄을 놓을 수 없다. 앨리의 삶도 스타라는 이름에 묻힌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스타의 탄생 그 자체보다 스타가 되고 나서의 전개에 더욱 집중한다. 스타의 삶과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며 ‘유명해진다는 것은 좋기만 할까’의 고민을 함께 가져온다.


 영화의 음악은 어떤 음원도 빼놓을 수 없이 잘 만들어졌다. 그중 잭슨이 소극장에서 부른 <Maybe it’s Time>이라는 노래가 그의 마음을 잘 이야기한다. 이 노래를 포함해서, 레이디 가가에게 씌워진 ‘퍼포먼스’라는 편견을 완벽하게 깨뜨릴 그녀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상당한 재미를 가져다줄 것이다.

노래를 부르는 잭슨. 영화의 모든 노래가 상당히 좋다 / <스타 이즈 본>
Nobody knows what waits for the dead
 Nobody knows what waits for the dead
 Some folks just believe in the things they've heard and things they read
 Nobody knows what awaits for the dead
 
 죽음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어떤 사람들은 그저 그들이 듣거나 읽은 것들을 믿을 뿐
 죽음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Maybe it’s Time>, Bradley Cooper
작가의 이전글 <명당>에 대한 집착과 파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