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수호천사
요즘 들어 가방에 키링, 혹은 작은 인형들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걸 느낀다. 예전에는 중고등학생들, 특히 여중생, 여고생들이 가방을 꾸미는 모습을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가방에 키링과 인형을 달고 다닌다.
나도 예전에는 가방에 거추장스럽게 뭘 달고 다니는 걸 싫어했다. 가방 그 자체만으로도 온전히 제 기능을 다 하는데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는 키링을 다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어느 순간 나의 가방에 키링이 달리게 되었다. 능동형이 아닌 수동형인 이유는 아내가 나의 가방에 반강제(?)적으로 달아줬기 때문이다.
마치 부적처럼 말이다.
우리 집은 미니어처 슈나우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슈나우저와 관련된 수많은 굿즈들이 점점 쌓였다.
특히 인형 뽑기 가게가 늘어남에 따라 슈나우저 인형키링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내 가방에 달린 그 녀석도 인형 뽑기 가게에서 구한 것이다.
불과 며칠 전, 겨울의 끝자락이었다. 퇴근길 지하철에는 언제나 그랬든 사람들로 붐볐고, 나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고자 백팩을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지, 퇴근길이라 피곤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잠이 들면 내가 내려야 할 곳에서는 꼭 눈이 뜨이기 마련이다.
나는 비몽사몽 했지만 제때 내릴 수 있음에 안도감을 느끼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하철을 내렸다. 하지만 그 순간, 내 가방!
다시 돌아가려 했을 땐 사람들이 밀물처럼 내렸기 때문에 그 물결을 도저히 거스를 수가 없었다. 허겁지겁 내가 내렸던 곳의 번호를 외우고, 내 가방이 올려져 있던 위치, 진행방향의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를 확실히 한다.
그리고 곧장 지하철 유실물센터를 찾아보고 연락을 했다. 내린 시간대, 지하철 칸과 분실물 위치 등등 내가 알려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했다. 그리고 내가 놓고 내린 것은 검은색 백팩이라고 말했었다.
‘잠깐, 검은색 백팩?! 검은색 백팩이 나의 가방에 특징이 될 수 있을까? 아냐, 안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게 검은색 백팩이라고!’
나는 순간의 생각정리를 마치고 한마디 내뱉었다.
“슈나우저요! 슈나우저가 달린 가방이에요”
다행히도 나는 수많은 검은색 백팩 중에 나의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슈나우저 키링이 나를 구해준 것이었다. 문득 인형키링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한 상상을 하곤 한다.
앞으로 나의 가방엔 항상 슈나우저 키링이 달려 있을 것이다. 모든 가방에 달기 위해 인형 뽑기 가게도 열심히 들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