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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래민 Nov 05. 2022

매드맥스급 초스피드 순산 후기

초산 39주 4일 차 자연분만 출산 후기

영상을 잘 못 보고 문자나 활자로 보는 걸 더 선호해서 영화도 몇 편 본 게 없지만, 그중 내 인생영화로 꼽는 작품은 딱 두 개다.


매트릭스(제일 첫 번째 시리즈)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마침 라임도 맞는데 꼭 그것 때문은 아니고 이 둘 영화를 봤을 때 머리를 띵 하고 맞은 느낌이기도 했고 액션 씬에선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던 기억이다.


오늘이 마침 매드맥스를 보고 첫 아이를 출산한 지 8년 이 되는 날이라 예전에 썼던 출산 후기를 다시 가져와봤다.




심바를 임신했을  극장에서  번이나 보고 감명받은,
최고로 꼽는 나의 '인생 액션 영화'이자 '태교 영화' 매드맥스!!!
MAD MAX FURY ROAD



매드맥스가 어떤 영화냐, 나에게 한마디로 줄여보라면

'엄마의 땅을 찾아 임산부와 주인공이 같이  차가 적에게 추격당하며 도로를 분노로 질주하는 영화'라고 하겠다.

이러니 액션 영화로 사운드가 다소 시끄럽고 화면이  괴기스러워 이게  태교에 도움이 되는 거냐 물을  있어도 
스토리상으론 완벽하게 들어맞아 태교 영화 추천 리스트에 올라야 한다고 .

(참고로 액션 영화지 스릴러가 아님.  보면 어지러워하는 멘탈을 가진  기준에서도 잔인한 장면 하나도 없으나 그래도 그로테스크한 무드를  보는 심약한 분들은 힘들 수도 있음)



그래서 영화   만삭의 임산부 스플렌디드에 감정이입도 되었음.



 이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달리듯 질주한 나의 초스피드 순산 후기를 공유할까 한다.



What a lovely day~~~~!!!!!








때는 미래가 아닌 과거(출산 후기를 쓰는 오늘 시점에서),
2015 11 5 오후 3



이미지 위에 자막을 이렇게 바꿔보도록 하지..

이슬이 비치면서 양수도 같이 샜다
오늘 일진 끝내주는데

***참고로 감염 위험 때문에 양수가 새면 진통이 없어도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양수는 터지는 경우도 있고 조금씩  수도 있는데
하루 전날부터 이슬이 비쳤으나 다음날이 되어도 진통은 없고 이슬의 양이 점차 많아진 느낌이었다.
이것은 양수가 새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 병원에 일단 가서 진단받아보기로 하고 4 병원 도착.


'양수 새는  맞네요. 마지막으로 저녁 만찬을 가질 시간을 주겠으니 분만 시작하면  ~   있게 나가서  시간 동안  먹고 다시 6시까지 병원으로 오세요.'


사실 4시가 저녁식사 시간은 아닌지라 배는 그다지  고팠지만 
남편과 평소 좋아하는 매드  갈릭(MAD FOR GARLIC)에서 마지막 만찬으로 스테이크 퍼프 쌈과 갈릭페노파스타를 '먹어두었다'.

정력 하면 고기와 마늘이 아니던가.

출산하고 조리할   먹을 차가운 음식인 폴바셋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 아이스크림까지 후식으로 알차게 먹고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저녁 먹고 분만실로 바로 오래서 병원 3 분만실에 도착해서 갖가지 동의서에 사인하고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마취과장님 퇴근하기 직전이라 부랴부랴 등에 무통 관부터 삽입.
만삭의 배로 옆으로 누워 웅크려 새우 자세 하는 것도 만만치 않더라.


그리고 대망의 관장...
아침에 자연 관장으로 폭풍설사  번이나 한지라 비울게 별로 없겠다 싶었는데 관장약 주입하고 최대한 참으라고 했는데 제아무리 의지력이 강하다 해도 1분을 참아내는  매우 힘들었다.



결국 2분이  되기도 전에 콰콰콰!!!!!!!!!!!



 이제 분만을 위한 모든 준비가 되었으니 슬슬 시동을 걸어볼까?



마침 저녁 먹기   번의 원장 의사 선생님 내진으로 
 뒤로 양수는 새는 정도에서 제대로 터진 느낌이 들었음. 어느 정도 양수가 빠지면 진통이 온댔는데 그래서인지 가족분만실 침대에 눕자 자연진통이 걸리기 시작했다.


가진통도 긴가민가하게만 느껴봤던 .
진진통은 오면 모를 수가 없을 거라더니 진짜다.

가진통은 윗배 혹은 뱃속의 살갗이 살짝 찢어질  같이 팽팽한 느낌이 드는 거라면,
진진통은  위에 누군가 묵직한 돌덩이를 ! 던져놓고  느낌.


분만 침대에 누워 아기의 심박수 체크하는 기구와 통증을 동시에 그래프로 보여주는 진통 측정기의 수치가 올라가는 동시에 진통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진 참을 만하다 싶었는데
진통의 최고 강도가 100이라면 내가 겪는 자연진통의 강도는 2~40 정도로 주기는 짧아졌지만 강도가 약한 편이었다.

이대로 자연진통이  걸릴 때까지 기다리면 다음날 저녁에나 출산하겠다며.. 그러면 산모도 아기도 지쳐서 힘들어질  있으니 촉진제(옥시토신) 맞는  어떻겠냐는 원장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유도분만은 실패율이 높다는데 그럼 이건 유도분만인 건가요?  실패하고 수술하면 어쩌죠?'라고 질문했으나 
3센티로 이미 어느 정도 자궁문은 열려있고 자연진통은 왔는데 진행이 빨리 되게 하기 위해서 촉진제를 맞는 거니 완전한 유도분만은 아니고   만할 거라고 하셨다. 더군다나  골반 칭찬을 하시며 본인은 무조건 밑으로 낳을  있으니 걱정 말라며.

그래서 촉진제를 맞고 순산에 도움을 받기로 결정!




촉진제를 넣고 속도를 맥시멈으로 올려 본격 질주해보기로 한다!!



 마이 !!!!

촉진제 들어가자마자 자궁수축이 !!!
진진통의 강도가 엄청나게 느껴진다.

아까까지는 진통의 파도가 들어올   위에 돌덩이 정도를 얹은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위에 기찻길이 깔리고 철도가 지나가는 느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다급하게 '무통 놔주세요, 빨리!'라고 절규하기 시작했다.

 미리 무통관을 삽입해놓는지   같았다.
진진통 시작되면 몸이 저절로 틀어져 무통관을 삽입하기 위한 새우 자세가 어려울 .

미리 연결해둔 무통관에 무통주사가 들어가기 시작한다. 약빨을 들으려면 20분은 걸린다는데, 촉진제 맞기 시작부터 무통 약빨이 드는  걸리는 시간의 사이에 잠깐 맛본 진진통의 강도는 정말 죽음이었다.

이걸  견디고 출산해 내는 분들 정말 대단.. 무통 없었으면 진통  참고 수술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까지는 분만실 침대에 누워 무통을 맞기 전인 7 30분쯤 전까지의 일이다.
진진통의 폭풍이 한번 거쳐지나 가고 무통약이 슬슬 효과를 보기 시작할 때쯤 
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맡기고 병원에  엘라 언니가 등장하였다.


그래서 우리 언닌 내가 출산 내내 시종일관 웃고 떠든 것만 보았음.


 뒤로는 촉진제&무통약 콤보로 약빨 제대로 받아 아픔은  느끼고 진행은 빠른 초고속 분만 절차가 시작되었다.

 분만 진행 중에 언니가 엄마한테 보낸 카톡으로 진행상황을 되짚어보자면,


20:55 내진 - 6센티 열림, 무통빨로 간호사님 내진도  아프다.  감각으론 의사 선생님 내진도  소리 났었는데..

21:19 내진 - 8센티 열림, 무통이 얼마나 좋은지 내진받으며 피곤하면 깜박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21:41 힘주기 연습,  분만할 듯하여 의사 선생님 호출

21:50 내진 - 9센티 열림,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한 분만대 의자에 다리 올리고 똥꼬에 수박이  느낌이   10미터  싸기와 100미터  촛불 끄기를 상상하며 힘주기 연습

22:04 의사 선생님 등장 (책임분만제라 집에 갔다 다시 오시는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  주고 기다려드린 )

22:16 출산, 옆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눌러주고 본격 힘주기  번에 심바가 !!!!! 나왔음



심바가 나오기 직전 
르봐이예 분만으로 불이 꺼지고 아름다운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평화로운 BGM

분명 내가 맞은  옥시토신인데
지금 분출되고 있는  아드레날린~~~~!!!!!!!! 꺄옷!!!!


                    What a lovely day!!!!!!!!!!!





힘주기 한방의 위력으로 멋진 두건을  의사 선생님이  태어난 심바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 
나와 탯줄로 연결된 심바가 울음을 터트리며 나오는 광경은 매드맥스의 임모탄이 아들을 들어 올리는 모습에 견줘도 될듯한 극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심바



본격적인 분만에 돌입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3.3kg 건강한 심바의 초고속 순산으로 엄마의  진입~~!!

끝까지 켜진 무통약빨과 
무엇보다도 빨리 나와준  효녀 심바 덕분에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출산했다.


무통은 진리다.

스플렌디드 Mad Max: Fury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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