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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영 Jan 03. 2022

프로취미러의 슬기로운 취미생활 (2)

이중에 하나쯤은 하고 싶겠지

4. 색연필 드로잉

색연필 드로잉은 일명 금손들만 할 수 있다는 아주 섬세한 취미이다. 이 역시 SNS를 통해 접했고, 특히 연예인들을 주로 그리는 hantograph님의 작품을 보고 푹 빠지게 되었다. 이 취미를 꼭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이 든 것은, 바로 반 아이들에게 종업식때마다 그림선물을 해주고 싶은 로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색연필 드로잉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일반 미술학원부터 문화센터, 원데이 클래스 등 굉장히 다양했지만 가장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수업을 택했다. 마침 존경하던 hantograph 작가님의 수업도 '클래스 101'이라는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길래 특가시기에 맞춰 수강하게 되었다.


-준비물: 켄트지 혹은 크로키북, 프리즈마/파버카스텔 색연필 72색 이상, 수전증이 없는 손, 빛반사에 대한 지식, 거침없는 채색 본능, 맑은 영혼(약간 맑고 깨끗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그림도 깔끔하게 잘 그리는 것 같다), 연필, 지우개, 흰색 젤펜 등

-난이도 ★★★★★

곧이곧대로 열심히 따라하면, 첫 번째 작품처럼 그럴듯하게 완성할 수 있지만, 내 스타일을 고집하면 저렇게 AI같은 약간 비현실적인(?) 작품이 나온다. 색연필 드로잉 덕분에 얼굴에도 완벽한 비율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손으로 구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약간의 수전증과, 목의 통증 때문에 더 이상 작품활동을 이어가지 못했지만(아직 아이들을 그려줄 꿈은 고이 간직만 하고 있다), 색연필 드로잉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사람말고 과일이나 음식부터 도전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5. 베이킹

베이킹은 아마 집에 작고 소중한 오븐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볼 취미이다. 내가 직접 만든 빵에 잼을 발라먹거나 커피 한 잔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갖고 있을 로망인데, 유튜브 시대가 도래하면서 베이킹의 관문은 훨씬 낮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베이킹 책이나 블로그 포스팅, TV요리 프로그램,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베이킹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도전해 본 결과 글자로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일단 손맛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계속 의문이 들었고, 글이나 사진으로는 과정을 제대로 알 수 없으니 결과는 당연지사 코끼리 발바닥 맛이 나는 빵이었다. 유튜브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확실히, 세세한 과정부터 꿀팁까지 알 수 있어서 홈베이킹의 열기는 높아졌다.


-준비물: 오븐, 오븐 장갑, 쿠킹호일, 핸드믹서, 깔끔주걱, 여러 종류의 볼, 전자저울, SIB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 밀가루, 설탕, 계란, 버터, 바닐라 오일, 코코아/녹차 파우더, 각종 빵틀/팬 등 (사실 초기자본이 많이 든다)

-난이도 ★★★★★★ (실패하면 좌절감이 크고, 다시 돌이킬 수도 없어서)

정말정말 베이킹 생초보라면, 쿠키 밀키트로 감을 잡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면 쿠키, 스콘, 마들렌, 머핀, 휘낭시에 정도로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는 과정은 험난하고 오랜 정성이 필요하지만, 정말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맛을 보면 즉각 보상이 되기 때문에, 꽤 행복한 취미생활로 여겨진다.


6.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는 아마 초등학생 무렵부터 그러니까 2000년 중후반 인기를 끌며 유행했던 취미로 알고 있다. 한 때 글씨 교정을 목적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시켰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역사 강사 이다지도 스스로 악필이라고 여겨 캘리그라피로 교정했다고 한다. 캘리그라피는 붓펜만 있으면 준비 끝! 어떤 종이에서든 가능하고 나만의 예쁜 글씨체를 만들 수 있으니 인생에 길이길이 영향을 미치는 취미가 아닐까.   

-준비물: 붓펜, 종이 등

-난이도 ★★

이렇게 10분만 따라 적는 연습을 해도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놀라운 취미이다. 단점은 빨리 습득한만큼 조금만 연습을 게을리해도 금세 자신의 글씨체로 돌아간다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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