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배 May 28. 2018

아무것도 안 하는 여행.

그것에서 오는 즐거움.

"오늘은 뭐 했어?"

"음..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즐겨요. 엥? 그게 뭐냐고? 말 그대로예요. 아름다운 유적지,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해보세요. 지루하고 심심할 수도 있지만 저와 비슷한 분들은 늘어짐 속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집에서 뒹굴며 새끼 고양이와 놀아주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그럴 거면 거기까지 왜 간 거야?"

"여기까지 와서 해야 하는 게 뭔데?"


되물어 보고 싶네요. 여행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이 있다면 그게 정답인지. 애초에 정답이 있는지.


내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꼰대가 되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의 바쁜 여행도, 또 다른 누군가의 여유로운 여행도 모두 옳잖아요. 그것들 모두 그들의 여행, 그들의 즐거움이에요. 방해하고 싶지 않네요.


숙소 앞 바다의 일출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배가 고파질 때까지 누워 있어요. 일어나기 너무 귀찮거든요. 슬슬 배가 고프네. 카페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시고 방에 돌아와요. 딱히 해야 할 게 없네요. 다시 누워야죠 뭐. 밀린 만화를 보거나 생각 없이 sns를 뒤적거리니 시간이 훅훅 지나가버리네요. 꿀 같은 낮잠도 빠질 수 없죠. 늦은 저녁이 될 때까지 자니 출출하네요.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슬리퍼를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가 메뉴를 고민합니다. 저녁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배를 채우면 무엇을 먹어도 맛있네요. 맥주 두 병을 손에 들고 숙소로 돌아가 영화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요. 행복하네요. 생각만 해도 행복합니다. 저는 이런 여행을 즐겨요.


카페에 죽치고 앉아 일몰을 구경하는 것 역시 즐거움.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는 하루. 남들한테는 지루해 보일 수 있는 그 여유로운 하루하루가 저에게는 특별한 여행의 하루고 잃기 싫은 행복이네요. 들어와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