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3 모금 리더십
모금을 책임지는 리더에게는 3가지 중요한 역할이 있다.
1) 목표를 설정하고,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3)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사람과 업무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은 '버리는 일', 즉 전략적 의사결정'과 '의사결정에 맞게 조직을 정렬하는 일'이다.
오늘은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전략에서는 '버리는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리더는 이 '버리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리더들은 '버리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깊은 통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하는 의사결정이 미래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많은 고민과 경험치를 필요로 한다.
신규후원자를 많이 유치해야 하지만, 기존후원자도 잘 유지되어야 하고, 브랜드 지표도 좋아져야 한다.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요?'라고 물으면 '다 중요하죠.'라고 답한다.
물론 다 중요하고, 한 가지가 성공적이라면 다른 부분도 성공적일 확률이 크긴 하다.
하지만, 나는 조직의 모금을 끌고 가는 리더라면 아래와 같은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3년 동안은 신규 성장이 우선순위입니다. 정기후원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는 10% 정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전략적으로 고액모금과 디지털 채널을 통한 모금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후원자가 어느 정도 규모로 확보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기존 후원자들의 이탈을 줄이기 위한 후원경험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버리는 결정', 다시 말해 '우선순위'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 잘하려고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략적 의사결정이 잘 되었다면 이를 구현해 나가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좋은 전략을 수립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했더라도 이것이 성공적 실행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게 조직의 목표와 업무가 잘 정렬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모금은 리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팀으로 하는 일이다.
흔히 리더를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하곤 한다.
나는 내가 플루트를 연주하면서 이 비유가 너무 탁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주자가 독주를 할 때와 합주를 할 때 필요한 스킬은 완전히 다르다.
독주를 할 때 연주자는 내 소리를 아름답게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합주를 할 때는 내 소리보다는 다른 악기와의 음정과 박자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합주를 시작하면서 다시 팀워크를 맞춰가는 기본 스킬들을 배워야 했다. 쉼표가 있는 마디에서 정확하게 쉬고 들어가야 할 때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 악상 기호에 맞게 크고 작게 연주하는 법,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음정과 화음을 맞추는 법 등등. 혼자 연주할 때 크게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이었다.
내가 쉬어야 할 때 잘못 나온다던지 작게 배경으로 깔아줘야 할 때 큰 소리를 낸다던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음정을 연주하게 되면 그 음악은 듣기 싫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리더는 지휘자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너는 지금 크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때야. 너는 지금 쉴 때야. 너는 지금 배경음으로 작게 깔아줘야 할 때야. 그렇게 각자에게 역할을 명확게 전달해야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모금 현장에서 불협화음은 수시로 발생한다.
브랜드 담당자는 브랜드만 생각하고, 신규모금 담당자는 신규후원자 확보만 생각하고, 기존후원자 담당자는 기존후원자의 유지율만 생각하고, 재무담당자는 비용절감만 생각한다. 각자에게 그 역할이 주워졌고 목표과 지표가 주워졌기 때문이다.
각자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간다.
누구보다 크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좋은 결과물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금에 투자해야 할 때 비용절감은 잠시 포기해야 하고, 신규후원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지율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야 할 때도 있다. 기존후원자의 로열티를 높여가기 위해서는 로열티가 낮은 개발채널을 줄여가야 할 때도 있다. 이것이 전략이고, 이를 결정하고 팀워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는 직원들이 내가 담당하는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결과를 기대하면서 일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