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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2. 2016

북촌8경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현대그룹 계동사옥을 끼고 오르면 우측으로 언덕이 나타난다. 이 언덕을 오르면 저 앞쪽 담장너머로 창덕궁 인정전을 중심으로 수많은 전각들이 겹겹이 쌓여져  한 폭의 그림이 펼쳐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008년 서울시에서 지정한 북촌 한옥마을을 잘 감상할 수 있는 지점 8곳 중 첫 번째 풍광이다. 창덕궁 측면을 1경으로 시작하는 북촌8경은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원서동 공방길 2경과 가회동 11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는 한옥 골목길 3경으로 이어진다. 


나머지 4~8경은 북촌로를 건너 가회동 31번지 일대에 밀집되어 있다. 남쪽 사면의 경사지에 벽을 맞대고 길게 이어져 있는 한옥 골목길의 정겨운 모습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자연스러운 처마곡선과 세월의 때가 묻어나는 회색빛 기와, 목재가 어우러진 한옥의 아름다움을 서울 한 복판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 골목 중간 중간 틔어 있는 공간을 통하여 가회동 일대의 밀집된 한옥 지붕들의 모습과 저 멀리 도심 빌딩 숲 뒤로 우뚝 솟아 있는 남산타워의 원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게 4경에서 7경까지 감상을 하고 마지막 8경인 삼청로로 내려가는 돌계단으로 발길을 옮긴다. 8경인 이 돌계단은 커다란 암반을 통째로 조각해서 만든 계단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구조물이어서 8경에 포함시킨 것 같다.



8경에 다다르면서 이때부터 우측에는 또 한 번의 놀라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삼청동의 한옥들을 비롯한 저층의 다양한 건축물들로 구성된 근경과, 북악산의 산줄기가 청와대를 거쳐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중경, 그리고 그 뒤로 도심을 향하여 물결쳐 내려가는 인왕산 줄기의 원경이 만들어내는 장대한 풍광은 북촌8경의 멋진 대미를 장식해 준다. 전망대까지 조성한 것으로 봐서 서울시에서는 이 멋진 파노라마를 북촌의 중요한 조망점으로 여겼던 것 같은데 어째서 북촌8경 안에 포함이 안되었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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