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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8. 2015

파리 시민들의 휴식처 파리 시청사

파리의 센느 강 시테 섬에 위치한 노트르담 성당과 아르콜 다리(Pont d'Arcole)를 사이에 두고 파리 시청사가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과 파리 시청을 잇는 직선로를 따라 북쪽으로 두 블록을 지나면 파리의 대표적인 문화센터인 퐁피두 센터를 만날 수 있는 위치에 파리 시청사가 있다. 파리 시청의 현재 이름은 ‘오텔 드 빌(Hôtel de ville)’로 부르고 있어 명칭을 보면 자칫 시청이 아닌 호텔로 착각하기 쉽다. 외관 자체도 시청사라고 얘기하지 않으면 고풍스런 고급 호텔로 볼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1553년에 지어지기 시작하여 1628년에 완성한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절충적인 양식의 건축물로 나폴레옹과 마리 루아즈의 결혼식이 거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화재로 전소되었다가 1873년 설계공모에서 원래의 모습의 안을 채택하여 9년 만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하게 된다.


센느 강변에 위치한 이 시청사는 외관 자체도 아름답지만 야간의 모습은 파리 야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 장소이다. 건물 정면에는 파리를 빛낸 위인들의 조각상 108개와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을 대표하는 조각상 30개가 건물을 장식하고 있다. 중앙탑에 위치한 시계는 센느 강, 파리, 노동과 교육을 상징하는 여자 조각상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 밑에는 프랑스 혁명의 3대 정신, ‘자유, 평등, 박애’ 3단어가 새겨져 있다.


파리시청사 전경

시청사 내부관람은 관광객들에게는 쉽지 않은데 단체로 예약을 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유럽 문화유산의 날 행사가 열리는 9월 셋째 주 주말에는 일반에게 개방이 된단다. 시청사 내부는 마치 궁전 내부를 돌아보는 느낌이 든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진 내부 공간이 보는 이의 눈을 호사시킨다. 특히 연회장인 그랑 살롱과 외빈 접견실들이 매우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종종 시민들을 위하여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건물앞에 놓여 있는 넓은 광장은 원래는 센느 강변의 작은 백사장에 불과했었다. 이 광장은 1802년까지는 그레브 광장(백사장의 의미)으로 불리웠으며 중세시대에는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배회하던 노동자들의 집합장소였다. 나폴레옹 3세 때 총리였던 유진 오스만(Eugene Haussmann)은 중세시대의 좁은 골목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던 파리 시가지를 대대적으로 개조하였다. 파리 대 개조계획에 의해 복잡했던 파리 시가지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체계가 확립되었고 이 때 파리 시청은 물론 앞쪽의 광장이 맨 처음보다 4배의 규모로 확장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시청 광장은 무엇보다도 귀족과 시민들의 처형장소로 그 이름이 높았다.


1310년 2명의 이교도가 최초로 이 광장에서 처형된 이래 시대에 따라 갖가지 처형방법이 시험된 곳으로 프랑스 혁명 때 기요틴이 만든 단두대가 처음으로 설치된 곳도 바로 이 광장이다. 그 이후 이 광장은 단두대 처형의 주요 형장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1830년 마지막 단두대 처형 이후 광장은 ‘오뗄 드 빌 광장’으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여름이면 야자나무와 비치발리볼 코트, 탈의실을 설치하여 도심 한복판에서 해변에 온 듯 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겨울이면 조명을 곁들인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시민들의 여가장소로 활용되는 등 파리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와 레저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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