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혁명의 배신과 진짜 정치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Vol.2 문명의 기둥

by 레토

2편 문명의 기둥에서는 원작에서도 가장 논쟁이 많았던 부분인 ‘2부 농업혁명’을 다룬다. 과연 농업혁명의 이면과 문명 건설의 토대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인간이 밀을 작물화한 것이 아니라 밀이 인간을 길들인 것이라는 농업혁명에 대한 해석이 전개된다.


신화와 관료제,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상상의 질서’가 문명을 일으킨 역사를 증언하기 위해 프란츠 카프카, 공자, 토머스 제퍼슨, 존 레넌, 마거릿 대처 등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번 편은 문명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폭로하고 있다.


농업 혁명의 배신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문명의 전환점, 즉 농업혁명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다. 나는 지금까지 농업을 인류 문명의 발전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것이 인류에게 더 많은 고통과 억압을 가져다준 계기였다고 말한다. 정착하면서 생긴 인구 밀도 증가, 위생 문제, 자원 경쟁. 그것이 바로 전염병과 전쟁의 근본 배경이라는 주장이다. 놀라운 점은 이 관점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풍경을 새롭게 이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안락한 문명을 누리는 대신 치러야 했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정말 진보였는지, 아니면 더 커다란 함정에 스스로를 가둔 선택이었는지 되묻게 된다.

정치란? 먹고사는 문제와 합의 중 무엇을 더 중요시하는가?

인간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100만 백성을 먹여 살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100만 백성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가”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정치가 단순한 행정 기술이 아니라 심리와 신념을 조율하는 기술이라니.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모두가 원하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나와 나의 주변 사람들만 봐도 정치인들에게 원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사는 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류 사회의 핵심 과제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애초에 100만 백성의 합의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그 벌어진 긴장 관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편을 가르기보다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마치 바이러스처럼, 존재 자체가 위험하다고 믿게 만들면, 타인들은 그들을 배척하는 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역사의 수많은 박해와 학살은 이런 방식으로 정당화되었다. 믿음은 그렇게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마음을 폐쇄시킨다. 하지만 믿음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진짜 문제는, 그것이 ‘강박적’ 일 때다. 너무 강한 믿음은 사람들을 편협하게 만들고, 이견을 배제하며, 폭력을 낳는다.


그렇기에 정치의 핵심은 ‘균형’이 되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선명히 가르려는 마음을 경계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 역시 진실과 정의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혐오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정치는 거창한 권력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가장 놀라웠던 점은 나에게 농업이 인류에게 더 많은 고통과 억압을 가져다준 결정적 전환점이었다고 하며 농업 혁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관점이 추가된 것이다. 정치에 대한 하라리의 통찰도 흥미로웠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변해야 한다. 정치는 더 이상 편 가르기다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를 이리저리 편갈라 사람들의 마음을 선동하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를 대신하여 진짜 먹고사는 일을 해결해주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책을 마치며

‘지성’이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구조적 변화를 끊임없이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치란? “어떻게 100만 백성을 먹여 살리는가” 와 “어떻게 100만 백성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가” 중에서 어떤 생각에 조금 더 가까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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