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거니까.
PCT DAY#132 20150825
near WA2072B(3334.57) to Timberline Lodge Trail(3370.72) : 36.43km
1. 팀버라인 롯지의 쇼파에서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보며 널부러져 있다. 최고의 휴식이다.
샤워도 할 수 있었지만 그건 이제 우선순위가 아니다.
(사실 씻고서 멈지 범벅 옷을 다시 입는 게… 좀 그래)
땀에 절어 소금 얼룩 패턴이 생긴 상의에 구멍난 먼지범벅 바지를 입고 식당을 드나들고, 화장실서 아무렇지 않게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씩 더 편하게 편하게… 편해지고 싶어하는 주기가 짧아지는 것이,
내 의지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지는 않은가 불안하다.
하지만 이 조차도 PCT겠지.
2. 고백을 하자면, 나는 PCT가 꼭 산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것이 바다, 하늘, 혹은 수중, 심지어는 온통 도로로만 되어 있거나 아니면 정말 조용한 카페여도 상관이 없었다. 내 목표는 완주와 기록이지만, 목적은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거니까.
3. ‘어제 나는 문득 이 생각도 들었다.’
‘PCT에 안주하고 싶어지기 전에 어서 마무리 해 버리자!’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이렇게 할 건지 말 건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걷다가 정말 딱 저렇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다.
난 120살까지 살거라(살아보고 더 연장할 계획) 아직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 PCT가 아무리 길어도 그건 그냥 내 인생의 작은 하나의 길일 뿐이다.
4. 맨발의 PCT 하이커를 만났다. 한 걸음 한 걸음 조금 더 신중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