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뚜르 : 내 생애 최고의 49일
"암세포보다 더 많은 것들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혁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느낀,
그리고 자전거에 오르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이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응원 좀 해주면 안 되나?"
"이리 많은데?"
자신에게서 등 돌린 해바라기를 바라보는 윤혁의 한 마디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 길 위에서 힘든 것들을 온전히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홀로 이겨내야 하는 것을 알면서 스스로 이를 악물지마는,
그럼에도 누군가 나를 보고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던,
나의 감정과 같지 않았을까?
어찌 보면 행운아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꿈을 옆에서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팀원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며 싸우면서도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
아마도 모두 서로 방법은 달랐지만 바라보는 곳이 같았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업힐 할 때 내가 살아 있는 거 같아요. 진짜로요."
나도 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 순간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다.
"3000km를 달려왔다. 이거 보려고."
개선문에 선 그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연출이 있지 않을까? 뭔가 억지 눈물을 흘리려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끝에서 허무하진 않았을까?'
나도 대략 그 끝에서의 감정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기에,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석하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을 뿐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윤혁.
역시나 관객의 눈물을 노렸다면,
병상 위에 누운,
암이 진행되면서 야윈 윤혁을 자세히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치듯 보인,
함께한 동료의 품에 안겨 보이지 않는 야윈 윤혁,
부둥켜안은 채 목소리 내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는 울음 섞인 그의 말에,
나도 울었다.
지금의 나보다 어린 27년 그의 인생,
강렬하고 눈부시게 빛났을 거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듣게 된 제작과정에 대한 이야기...
지금의 다큐는 쇼와 다르지 않다는 피디님의 말씀에 공감이 가면서,
그 사실이 웬지 슬프게도 느껴졌다.
내게 큰 울림을 준,
전일우 피디님의 한 마디로 마무리한다.
"꿈이라는 건 참 구질구질하게 이루어진다."
"지금의 구질구질 한 삶이 꿈을 위한 과정일 수 있다."
20161222_19:44~@종로 인디스페이스
[영화] 뚜르 : 내 생애 최고의 49일_★ x 4.0
by 히맨
and...
드디어 찾은 거 같다.
'두근두근'
'쿵쾅쿵쾅'
그건 내 안에 이미 있었다.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