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0건도 작가라고 말해도 될까요?
브런치에 적었던 내용들을 엮었다. 물론, 썼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사사로운 내 감정들을 더 드러나게, 그날의 상황들을 더 상세하게 적었다.
책을 만들면서도 두 가지의 생각이 끊임없이 공존했다.
1. 두리뭉실하게 적은 지금의 글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사람들이 공감할 내용은 정확한 상황이 아니라 허공에 떠도는 감정들을 엮은 책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실제 시중에 파는 에세이집들이 대부분 그러했던 것 같다. 실체가 없는 느낌이랄까.
자세한 내용은 없고, 좋고 이쁜 문장들을 나열해 놓으면서 감성적이고 낭만적이며 청춘의 한 곳을 건드리는 단어들을 엮은 실체 없는 예쁜 글.
내가 브런치에 적은 글들도 그랬던 것 같다.
읽으면 읽는데, 딱히 알맹이가 없어서 공감이 안 되는 느낌.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수정했다.
2. 구체화를 시키자. 그날의 나를, 그 상황 속에 읽는 모든 사람들을 그 자리에 데려다 놓아보자.
그러면 내가 그 어떤 감성적인 말을 써 내려간다고 한 들 그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가 아닌데. 나를 공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실체 없는 유령 같은 에세이를 쓰는 것일까?
상당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내가 먼저 책으로 만들기 전에, 글을 출판사에 투고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저희와 결이 맞지 않아서.
그들은 내 글을 읽어보기는 했을까? 처음에는 약간 원망스럽기도 했다. 작가가 되는 일은, 아니 어른이 되어가는 것은 끊임없이 거절을 당해보는 거라고 하던데.
그래, 나 이제야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거구나.
나의 첫 글은 그렇게 에세이집이 되었고, 전자책으로 만들어졌다.
[헤엄치지 않고, 유영하는 삶] isbn의 번호가 생성되었다.
업로드 버튼을 누르고, 그 후에는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쁘다는 감정도 후련하다는 감정도.
아, 그래도 [알라딘과 yes24에서 판매할 수 있게 승인되었다.]이 말을 들었을 땐,
약간의 벅찬 감정도 있긴 했었다. 판매에 대한 성과가 아닌, 나 스스로 무언가 완결 지었다는 성과에서 찾아온 벅찬 감정이었다.
너무나도 엉성해서 누구에게 나왔다고 제대로 말도 못 했었는데, 이럴 거면 뭣하러 만들었나 싶기도 했다.
그냥 메모장에 적어놓고 간직하지.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곳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저 책 나왔어요.
아직 판매건수 0건이지만.
저 그래도 첫 발을 내디뎠어요.
시작했다는 사실 하나로도 충분한 거겠죠?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서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