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곧 자신의 삶이다.
4년 전의 글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다들 그러하겠지만 울 아들 현서는 유난히 지기 싫어했다.
장기를 두다가도 지기 질것 같으면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려 들고, 주사위 놀이를 할 때도 자기가 질라치면 떼를 부린다.
나와 아내는 일부러 져주기도 하고 어쨌든 아들 녀석이 징징 거리지 않고 기분 좋게 해 주려 한다.
그런데 언제나 자기가 최고고, 뭐든지 자기가 제일 잘 한다며 한 없이 자신만만하고 기고만장 하던 아들녀석 입에서,
언제 부터인가 '나 그거 못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초등학교에 엇그제 입학했는데 어린이집에 다닐 때 자기보다 공부도 운동도 더 잘하는 아이가 있다며 자기는
절대 그 아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아들녀석 입에서 어찌 이런 말이 나온단 말인가'
나는 살아가면서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걸 인정 하는 모습이 생긴 것 같아 한 편으로는 대견했지만 걱정이 더 컸다.
지는 걸 두려워 한 나머지 미리 포기 해 버리지는 않을까 해서이다.
그러던 어느날 컴퓨터가 말썽이어서 바탕화면에 있는걸 다 지우고 새로 깔았다.
그런데 일이 터진것이다. 요즘 한 참 아들과 푹 빠져있는 '앵그리버드' PC버전도 지워지고 새로 깔다보니 저 번에 아들과 힘들게 깬 판들이 안 깨진 상태로 고스란히 새로 뜬 것이다.
아들은 아주 기초적이고 쉬운 앵그리버드 게임을 생소한 듯 어렵게 깨다가 울상이 되어서 나에게 말했다.
"아빠!! 앵그리버드 다 지워 버리자!!"
"아니, 왜??"
"새로 다시 깨려니까 힘들고 짜증 나!"
"현서야, 어차피 저 번에 현서가 다 깬건데 뭐 어때....즐기면서 하면 되지...."
현서는 다시 해야 하는게 힘들고, 이미 승리의 기쁨을 맛 보았는데, 패배의 잔을 마셔야 된다는 걸 인정 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실패 할 까 봐 두려워서 게임을 지워 버리자고 했던 것이다.
'까짓것 한 번 해 보지 뭐!!"
울 아들 현서는 나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이 재미 있는지 내 입을 보고 씨익 웃었다. 나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현서에게 말했다.
"현서야! 한 번 따라해 봐! 까짓껏 한 번 해 보지 뭐!!"
그 이후로 앵그리버드 게임은 깨고 못깨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빠와 머리를 맞대고 쟁탈전을 하는 즐거운 놀이의 대상이 되었다.
나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 두려워서 세상과 맞서지 못하는 나약한 아이로 되는 걸 원치 않는다.
공부를 못해도 되고, 키기 작아도 좋고, 영어를 못해도 괜찮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아이였으면 바랄것이 없다.
이기면 우쭐 할 줄도 하며 겸손하고, 져도 부끄러워 하지 않으며 씩씩한 그런 아이.
무모하리만치 용감하게 세상에 도전장을 내미는 그런 사람 이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아들이 책상에 붙은 한 장의 종이에 적힌 글을 작은 소리로 읽으며 씨익 웃는다.
"까짓것 한 번 해 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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