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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Sep 23. 2017

사람을 살리는 말하기/사과 편

진솔한 '사과'는 건강한 '자아'를 만든다

"현서야... 아빠가 어제 화냈던 거 미안해...

아빠가 화났던 이유는 아빠와 며칠 전도 아니고 오늘 아침에 게임 보는 거 끝나면 책 읽기로 약속한걸 네가 지키지 않은 것과 엄마 아빠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친구를 이미 집에 데리고 와서 우리 집에서 자겠다고 통보하듯 말한 거 때문이었어. 그런데 친구하고 신뢰 문제도 있는데 너의 체면은 생각지도 않고 아빠가 친구더러 집에 가라고 했고 불타는 금요일인데 빨리 자라고 했고 자고 있는 너의 모습을 보니 사실은 마음이 안 좋고 미안했어. 어제 너의 마음은 어땠어 많이 속상했겠다 그렇지?"

"사실은 나도 잘못했지만 아빠가 유난히 화내는 걸 보고 그전에 짜증 나는 일이 있었나 하고 생각했어"

"그랬구나... 친구는 뭐래?  집에 잘 갔을까?"

"잘 들어갔고 괜찮다고 카톡 왔어"

아빠와 아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말했다.

"현서야, 화낸 거 미안해... 이해해줄 수 있겠어?"

"응... 어제는 마음이 이상했는데 아빠 마음 말해줘서 기분이 쫌 좋아진 거 같아... 다음부터는 먼저 물어보고 약속도 지키려고 노력할게"

다음날 아침. 아빠는 아들친구를 집에 오라고 했고 친구에게도 그때 당시의 아빠의 마음을 말하고 사과했다. 아들친구는 말씀해주셔서 고맙다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6학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멋쩍게.


사과를 한다는 건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힘든 것이다. 더구나 사과해야 하는 대상이 가까운 가족이거나 친구 또는 나보다 어리거나 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일 때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은 자신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인격을 한 단계 성숙시킨다. 서로를 응시하고 마음을 여는 순간은 사람을 더욱 아름답게,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숭고한 모습이다. 가까운 부부나 부모 자식 간이라면 진솔한 사과는 유대감을 더욱 돈독하게 하고 신뢰감을 주기에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고백과 사과는 같다. 생각해보자. 고백할 때나 사과할 때는 진지하고 말문을 열기가 어렵다. 그러나 두 경우의 공통점은 홀가분하고 마음 한편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고 사람이나 사건의 경중에 따라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정중하고 솔직한 사과'는 사과를 하고 받아들이는 서로에게 이전보다 더욱 두터운 신뢰감을 가지게 한다.


오래전 언젠가부터 아내와 다투는 일이 거의 없다.(아내는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는 서로 불편함을 표현하는 수단이 툴툴거리고 짜증을 내고 퉁명스러운 표정과 말투 었다면 이제 우리는 말을 한다.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감정을 누르고 하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그렇게 비치게 된 나의 속마음을 말한다. 

"사실 방금 전에 짜증 냈던 거 미안해, 사실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화가 났었어... 내 속마음은 이런 거였어" 

사람은 감성이 이성을 앞선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건 이성이 아닌 감성이라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말해야 할 때가 있고 감성적으로 말해야 할 때가 있으나 사람들은 대부분 감성적인 말에 끌린다. 감성은 진솔함이 배어 있을 때 빛을 발하며 마음을 움직인다. 순간 언어는 극대화되며 관계는 더욱 끈끈해진다. 이 날의 스피치는 전 인생에 잊히지 않는 당신의 인생 어록이 된다.


엉뚱하겠지만 말을 잘 하고 싶거든 깊이 있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경험을 해보아라. 이 말은 '진솔함이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의 답이다'라는 말이다. 목사가 설교를 하든 강사가 강의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든 프레젠테이션을 하든 대화를 하든 '진솔함'이 없는 스피치는 감흥이 없으며 메아리처럼 공허한 무엇이 되기도 전에 연기처럼 사라진다. 스피치는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며 경험과 지식에서 묻어나는 연륜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진솔함'에 비할 것은 아니다.


말과 사람에 관한 모든 것

날마다 더 상담코칭 연구소 / 양재규 스피치 원장

상담코칭 / 스피치 코칭 / 소통 강의 / 에니어그램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유머 능력자 따라잡기

          바른 아이 vs 밝은 아이

          스피치는 심리다 (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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