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혼 3년 차 부부다.
29살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한 우리는,
"아직 늦은 나이도 아닌데, 조금 더 있다가 아기를 가져야지."
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집을 사면 아기를 가져야지, "
"직장이 안정되면 아기를 가져야지, "
라며 자꾸만 이유를 만들어 미루다 보니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올해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임신을 시도했지만,
피임만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생길 줄 알았던 아기는 쉽게 찾아와 주지 않았다.
매달 배란 테스트기와 임신 테스트기를 번갈아 사용하며, 희미한 줄 하나를 볼 때마다 느끼는 막연함과 실망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나보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이나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은 이미 아기를 낳았거나, 임신 중이었는데, 그들을 축하하면서도 나에게는 언제쯤 이런 기쁨이 찾아올까 하는 마음이 자꾸만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 달도 역시 임신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을 무렵, 뜻밖에도 임신 초기 증상들이 나에게 찾아왔다. 평소보다 몸도 피곤하고, 가슴도 예민해진 것 같고, 왠지 ‘임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역시 또렷한 한 줄. 실망이라기보다, 그저 멍했다. 기대조차 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 순간에서야 나는 내가 기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나니, 마음속에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혹시… 우리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혼자 막연히 생각을 거듭하다 보니, 불안함이 점점 커졌고,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마주 앉아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여보, 우리 난임 병원에 가보는 게 어떨까?"
한참을 고민하던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우리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한테 가보자."
그날 밤, 인터넷으로 난임 전문 병원을 검색했고, 예약 전화를 걸면서도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에는 아기가 생길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병원 방문 날짜가 잡히자, 걱정과 기대가 뒤섞인 묘한 감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