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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의 빛글 Feb 23. 2016

그런 남자 왜 좋아했어?

누워서 침뱉기. 그래서 말 못해?

여자. 자신을 사랑하려면.. 

결국

저.. 

밑 바닥 마음은 들여다 봐야 한다.

보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봐야 한다.

그게 뭘까???


젊은 연인이 연애하다 헤어지는 그런 쉬운 이별 통보가 아니다. 

이별하고 그냥 아물 수 있는 쿨한 만남이 아니다. 


여자에게 이혼은 엄청난 사건임에 틀림없다. 

왜냐면,

여자는 현모양처의 꿈을 꾸었고, 첫번째 결혼에 실패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행복하고 그림같은 가정을 원했다. 그런데 헤어지자는 남자를 이길 수 없다. 그 또한 그만의 이유가 있을테니까. 그리고 남자를 이해하려 든다. 


'헤어져야 맘대로 할 수 있을테니 얼마나 답답하겠어? 여자도 만나고 싶고, 골프도 맘대로 치고 싶고, 전처랑 애들이랑 해외여행도 함께 가고 싶고. 여자와 함께라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없을테니 얼마나 답답했겠어. 어쩌면 여자를 존중해 준거지. 더이상 상처주지 않을려고. 그래서 더 심하게 말한 걸거야. 보내달라고.'



남들은 쉽게 말한다. 아니, 너무 안타까워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몰라서도 그렇다.

"별거 있어?

야... 이혼 그거 한번 했는데, 두번 못하냐? 삼혼 사혼도 할 수 있잖아. 좋게 생각해! 그런 인간? 이렇게 일찍 잘 헤어졌다고 생각해"

여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당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괴롭다.


남자가 헤어지자고 할 때도 그 꼴같지도 않은 말을 했다.

"난 이혼이란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너랑 혼인신고도 한거야. 취소하고 싶으면 하라고 있는게 이혼아니야? 난 혼인신고에 별 의미 두지 않아. 너 알아서 해라. 이혼이 대수냐? 이혼이 무기냐? 니 맘대로 해라"




아무리 사랑이 변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변할까?

여자의 마음을 갈기 갈기 찢어놓고 싶을까?

감정이 없는 남자는 여자의 마음이 보일 턱이 없다.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구나' 라고 생각하면 더욱 수치심이 든다. 여자는 조심스레 그 마음에 담요 한장을 덮는다. 그리고 마음을 보지 않는다.


"난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다. 요즘 젊은 애들 사상도 받아들이고 싶다. 요즘 애들한테 정말 많이 배운다. 그 자유분방함. 난 그게 좋다." 남자는 젊은 여자들에게 인정받으며 더더욱 신적인 존재가 되어갔다. 좋다고 만나달라고 문자오고 만나보고 싶어서 호기심 갖는 여자는 줄 섰다고 말한다.


원래 그가 가졌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여자를 처음 만났을 때 그 모습. 단. 여자가 보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에 감추고 이 또한 검은 천 하나로 덮어두었다. 

자유분방하고, 함부로 해대고, 욕하고, 술마시고 흐트러진 모습에 원나잇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는 그 모습.



여자는 자신에게 묻는다.


'넌 왜?? 그런 남자를 좋아했니??

그 사람이 나 만나서 변화되어 가잖아. 노력했고.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로 보였어. 과거에 여자들하고 너무 많이 놀아봐서 여자들한테 관심도 없다고 말했어. 변화되는 그 사람이 좋았어. 미안하다고도 했고, 조강지처라고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고 했지. 절대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도 했고.'


성숙해지는 듯한 남자에게 더더욱 매력을 느껴가면서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원하는 곳에 도착했다. 

비빌 언덕 하나 없던 그는 여자의 도움으로 2년 만에 억대 연봉 강사가 되었다.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생활전반에 걸친 대부분의 비용을 여자가 부담했다. 여자는 강의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어주었다. 왜냐면 영원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조폭생활을 청산하고 목사가 된 사람도 있고, 망나니로 살다가 사람되었다는 인물들의 얘기를 듣는다. 여자는 이 남자도 변화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여자를 만나기 전 상태로 돌아갔다. 



지극히도 정상인지 모른다. 

남자는 본능에 강하고, 그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싶은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만났을 때는 여자의 방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노력할 수 밖에 없었다. 남자는 언제나 하고 싶은대로 한 것이다. 그 때는 여자와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고, 필요하지 않으니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밖에 없다. 

본능에 충실해야 하니까.

많은 미녀들을 거느려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얄팍한 만남을 원하니까. 그녀가 너무나 부담스럽다. 이제 혼자 설 수 있다. 이렇게 다시 자신의 본능을 찾아갈 남자였다면 아마 돕지도 결혼도 안했을 것이다. 남자는 철저하게 속였던 것이다. 솔직하다는 이름으로.

지금은 떠났다. 

솔직하다는 이름으로.


여자에게 수치심을 남기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수치심을 남기고.

왜 그런 사람을 도왔어? 그런 사람도 못알아봐? 너를 사랑하는지 안하는지도 구분 못해? 니 앞에서 다른 여자의 외모를 칭찬하고 니 앞에서 다른 여자에게 자기라고 부르는 그런 남자를? 



여자는 깜량도 안되는 사람을 사랑했다는 수치심이 드는걸까? 왜 그 대접을 받으면서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붙들고 있었을까? 

마지막 헤어지자하면서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 아직 섹스하는 여자 없으니까 헤어져도 만나서 하고, 그럼 좋잖아? 싫으면 말고! 영화도 보고, 일도 하고. 내가 이상한건가? 좋게 지내면 좋잖아? 헤어졌다고 왜 원수가 되어야 돼?" 아주 쉽게 말하고 아주 쉽게 수치심을 차오르게 만든다. 왜? 남자는 감정이란 게 없으니까.


여자는 수치심이 드러날까봐 아무에게도 말 못한다. 

속이 터진다.

"야. 속은 니가 바보지!

야. 사기당한 사람이 바보지! 사기친 놈이 나쁘냐? 

현명하고 지혜로우면 사기도 안당해!

니가 믿지 말아야 할 것을 믿은 거고. 너는 사람이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 사람을 좋게 본거야. 사람은 있잖아. 안변해. 사람은 있잖아? 신만이 변화시킬 수 있어!"




여자.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말이지.


담담함과 황당함에서 

미움과 애석함. 그리고 

증오. 억울함으로 변하면서.. 

그 안에.. 

수치심을 발견하게 될거야. 

그리고 멈추지 말고,

자신을 사랑해야 돼.

떠난 사람은 떠난거야.

지금 옆에 있는 애들도 생각해야지.

수치심? 억울함? 부당함? 

잘 견뎌내면 인생에 최고의 축복이 될거야. 넌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까. 넌 언제나 도움만 줬으니까.

자녀들은 축복받고 복받을거야. 니가 덕을 쌓은거야. 인류는 말이지 이렇게 좋은 유산을 남기면 그것이 유전되고 그렇게 진화되어 가는거야!

너는 잘 한거야. 

견딜 수 있을거야. 

그 누구도 침뱉지 않을거고. 

너 또한 너에게 침뱉을 권리 없어!'



글. 힐러리/힐링에세이 쓰는 코칭심리전문가

사진출처. 김제곤/페이스북@ jaeg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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