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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Aug 06. 2021

엄마에게 찾아온 치매 1년간의 변화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1년 전후, 우리 집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제일 큰 변화는 엄마에게 찾아온 치매라는 병이다.  

평생을 독불장군처럼 세상을 호령할 줄 알았던 엄마에게 찾아온 병 치매는 엄마뿐만 아니라 우리 집 전체를 변화시켰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는 나라라 엄마처럼 중증환자들에게도 혜택이 주어진다. 의료비 부담 상한제로  소득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출한 연간 의료비가 500만 원이 넘으면 500만원 이상의 금액은 나라에서  의료비가 지원이 된다. 그 얘기 즉슨  기 사용한 500만원은 실비보험이 가입되어 있으면 비급여 부분을 제외하고 지급받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돈뿐만 아니라  치료기간도 큰 몫을 하는데 엄마처럼 뇌 쪽 병변이 발병한 환자들은 발병 후 6개월까지 치료를 하면서  추후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6개월 안에 치료를 해보고 원래 대로 전처럼은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까지 가기 위함이다.


6개월 동안에는 주로 가족 간병이 안되면 요양보호사님을 고용해 간병을 부탁하면서

재활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때 드는 비용은

재활 병원비 월 200만 원과 간병비 350만 원  총 55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재활 병원비는  실비보험으로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간병비는 별도로 준비하지 못하면 자부담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실비도 급여 의료비를 전부 지급해주는 것이 아니라  통원 횟수가 초과되면 자부담 비용은 천차만별로 늘어난다.



긴병에는 효자가 없다고 했다.

6개월 이내 치료가 해결되어 집으로 돌아가면 천만다행이지만 다른 병으로 진행되거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 되면  자부담 비용과 별도의 식비(병원밥 외 )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보험이  진단금으로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다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평소에 엄마 자신이 아플 때  딸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다고 열심히 내고 있었던 보험 9개는 정작 엄마가 아플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세상이 변해가면서 변해가는 트렌드에 맞게 보험도 한 번씩 리모델링을 해주어야 100세 시대에 보험료를 내면서 불안하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는데 엄마뿐 아니라 대부분의 많은 분들이 보험 가입 당시에는 필요로 해서 가입은 했다고 했지만  눈앞의 일에 바삐 살다 보니  엄마 자신을 돌아볼 생각을 못했다.  눈앞에 일에 바삐 살기보다 주기적으로 보험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 여부에  따라 특약들을 추가하고 빼주었다면  이번 같은 일에 불필요한 일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험을 가입만 시키고  관리해주는 사람이 없었고 엄마도 세상 변하는 것처럼 보험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보험이 9개는 되었지만 필요할 때 역할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자부담해야 하는 간병인 비와 기타 비용을 내면서도 엄마가 6개월 안에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만 가능해 지기를 간절히 바랬다.     우리의 바람도 잠시, 코로나까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재활병원에 가족면회까지 잘 이루어지지 않자 엄마는 병원이 많이 답답했는지 적응을 하지 못했다. 간병인 여사님과도 원만한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결국 엄마는 혼자 사는 동생 집에서  살게 되었고  동생이 일 하는 동안 주야간 치매 노인학교를 다니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치매는 평균 수명시간이 12년이라 했다.   암보다 더 무서운 치매  치매라는 것이 한번 발병하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억을 점점 잃어가게 한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엄마 자신도 지켜보는 가족도 정신적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엄마는 병이 발병한 1년이 지난 지금에도 거리가 되는 곳으로 이동할 때는 휠체어로 동반해야 한다.  동생의 배려로 병원을 다니며 재활치료를 받아 치매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멈추지 않은 엄마와의 여행에서 어느 누구도 언제 끝날지 모르기에

앞으로의 일들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또다시 갈지도 모르는  

엄마의 요양병원에서의 삶 그리고 넘쳐나는 비용들.


자식이기에 이 세상에 나를 살게 해 주신 분이기에  최고보다는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아무도 우리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엄마는 미래를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보험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10년~15년 전 나도 모르게 가입해 스쳐 지나가 내고 있는 보험료가 있다면 지금 현재 트렌드에 맞게 100세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해서 추가하거나 빼줄 것이 있다면 일이 생긴 후에 후에 말고 미리 조정해주자.


미래를 보는 눈을 키우는 것만이
100세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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