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술을 좋아하는 ‘술꾼’에게는 좋은 때죠. 술을 즐기는 사람이 평소 챙기면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질경이 씨앗인 ‘차전자’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술을 자주 마실 때 간을 보호하는 보약 중 하나로 차전자를 언급합니다. 간 해독작용에 좋은 차전자의 효능과 섭취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인체 화학공장 ‘간’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립니다. 1개의 간에는 약 2500억 개의 간세포가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섭취한 음식물 속의 영양소를 화학적으로 처리해서 몸에 맞는 형태로 다시 내보냅니다.
이렇듯 간은 영양분의 저장, 유해물질의 해독, 담즙분비에 의한 소화작용, 적혈구의 신진대사 등을 담당하는 생명의 중추입니다. 사람은 간을 떼어내면 이틀을 못 가서 사망합니다.
※간염·간암 등 간질환 위험
간에도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간염과 이에 따른 간암입니다. 간염의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와 음주입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D형, E형까지 다양 합니다.
이중 A형과 E형 간염은 급성간염만 일으키지만 B형, C형, D형은 급성뿐만 아니라 만성적으로 우리 몸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잘 치료 받지 않으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간 건강의 중요성 담은 단어
우리 선조들도 간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생활 속 단어들에 간을 인용해서 사용했습니다. 매우 요긴하다는 뜻의 ‘간요(肝要)’, 간보다 굵어서 담력이 크고 용감하다는 ‘대담(大膽)’ 등입니다.
간 기능이 약해지면 원기가 쇠약하고 만사에 의지가 상실되기 때문에 간을 장군지관(將軍之官)이라고도 했습니다. 간을 방어 기능, 해독 기능, 정신 사유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관으로 보고 옛날 장군에 비유한 것입니다.
간 기능에 좋은 ‘차전자’
동의보감의 간장편(肝臟篇)을 보면 간에 좋은 단방약(單方藥, 한 가지 약제로 약을 만드는)이 몇 가지 나옵니다. 그 중에 ‘차전자(車前子)’가 있습니다. 차전자는 시골의 달구지가 다니는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 풀의 씨를 말합니다.
※질경이
질경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년생 식물입니다. 질경이 꽃은 6~8월 경 하얀색으로 핍니다.
질경이를 약용으로 쓸 때는 잎사귀 보다 씨를 이용합니다. 질경이 씨앗인 차전자(車前子)는 크기가 아주 작고 검은 색입니다. 물에 담그면 미끄럽고, 끈끈해집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차전자를 달여서 마시면 간을 건강하게 하는 강장제가 되고, 설사도 개선합니다. 소변을 잘 보게 하는 이뇨제와 변비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약리학 연구에서도 차전자가 간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차전자 섭취 방법
동의보감에 따르면 차전자는 볶거나 가루로 만들어서 먹어도 되고, 달여 마셔도 좋습니다. 연한 잎사귀는 국을 끓여 먹어도 괜찮다고 돼있습니다.
차전자 성분에는 간에 해로운 독성분이 없고, 오히려 양간(養肝) 한다니 차처럼 늘 달여 마시면 간 건강에 이롭습니다.
차전자는 보통 말린 약초를 파는 건재약국 등에서 살 수 있습니다. 차전자를 구입하면 우선 물에 잘 씻어서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적당량을 주전자에 달여서 수시로 차처럼 마시는 게 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꿀이나 설탕을 가미해 마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