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신체는 임신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이런 변화 중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임신성 고혈압’입니다. 임신성 고혈압은 증상이 심하면 태아뿐만 아니라 임신부의 생명도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임신성 고혈압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임신부 고혈압, 산모 사망 주요 원인
고혈압‧출혈‧감염 3가지는 산부인과의 심각한 3대 질환으로 꼽힙니다. 특히 임신부의 고혈압성 질환이 산모 사망 원인의 약 16%를 차지해서 임신과 관련된 사망 1위입니다. 이어 출혈이 약 13%로 뒤따릅니다.
임신과 관련된 고혈압 질환은 전체 산모의 5~10%에서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모성 사망률은 높지 않지만 모성 사망이 임신성 고혈압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임신성 고혈압은 합병증이 많아서 산부인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임신성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너무 많아서 병이 생기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임신성 고혈압은 출산 이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 있으면 더 위험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전 고혈압이 없던 산모가 임신을 하면서 임신 후반기에 고혈압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임신 중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임신성 고혈압입니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는 산모는 임신성 고혈압이 더 악화 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산모, 고령 산모도 임신성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임신 전 과체중도 영향을 줍니다.
임신성 고혈압이 있으면 두통, 상복부 통증, 혈소판 감소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단백뇨까지 겹치면 임신중독증으로 악화
임신성 고혈압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가 단백뇨입니다. 단백뇨는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는 것입니다. 임신성 고혈압의 15~25%에서 단백뇨가 발생해 임신중독증(자간전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 특별한 원인 없이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몸이 붓고, 소변에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단백뇨를 봅니다. 혈압도 높아집니다. 임신중독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임신 중기인 약 30주 전후입니다. 임신중독증은 대부분 출산 후 사라집니다.
그러나 임신 중 임신중독증이 있을 때 일부 임신부는 발작이나 경련으로 정신을 잃습니다. 이렇게 산모가 기절을 해 정신을 잃는 것을 자간증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약 20%는 태아와 임신부 중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조산할 수도 있습니다.
단백뇨 지속되면 부종 심해져
단백뇨는 혈액 속에 있던 단백질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결국 이 같은 증상으로 혈액 속 삼투압이 낮아져서 몸이 붓게 됩니다. 단백뇨에 따른 부종이 있을 때 산모가 살이 찐 것으로 혼동할 수 있습니다.
임신성 고혈압에 따른 간 손상
임신성 고혈압과 단백뇨가 생겨 나타나는 임신중독증은 간 손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간 효소 수치가 상승해서 나타는 문제입니다. 때문에 임신성 고혈압인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해 간 효소 수치를 확인합니다.
실제 임신성 고혈압으로 간 파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중증의 임신중독증이어서 분만을 서둘러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이 위치하는 오른쪽 윗배 통증은 간병변 동반을 의미하기 때문에 곧바로 혈액 검사를 통해 간 효소 수치가 높아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신성 고혈압의 종류 중 하나인 ‘HELLP 증후군’은 간 손상으로 간 효소 수치 상승뿐 아니라 출혈 시 피를 멎게 하는 혈소판 수치도 감소합니다. 이 경우도 응급상황이어서 분만을 고려해야 합니다.
임신성 고혈압 예방과 관리
임신성 고혈압은 뚜렷한 원인을 찾기 힘들고, 출산 이외에는 치료가 힘듭니다. 하지만 몇 가지 방법으로 최소한의 예방은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스피린입니다.
현재까지 아스피린은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가장 확실한 약물 중 하나입니다. 보통 임신 12~13주 때부터 아스피린을 복용합니다. 그러나 아스피린이 분만 중 출혈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분만 전 5~10일 전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임신 전 과체중은 임신성 고혈압과 임신중독증의 주요 위험 인자 중 하나입니다. 건강한 임신 유지와 출산을 위해 임신 전 적정 체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성 고혈압의 치료는 출산뿐입니다. 분만을 하고 태아가 출생하면 12주 내에 산모의 혈압과 붓기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때문에 임신 전부터 적정 체중으로 관리하고, 임신 중 주기적으로 체중과 혈압을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임신부가 산부인과에 방문하면 무조건 혈압과 체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도움말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