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맥성 부정맥’과 인공 심박기 치료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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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맥성 부정맥’은 어떤 질환인가요?
심장은 성인 기준 1분에 60~100번 규칙적으로 뜁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규칙성을 잃게 되는데 이를 통틀어서 ‘부정맥(不整脈)’이라고 합니다. 심장이 너무 느리게 뛰면 ‘서맥’, 너무 빠르게 뛰면 ‘빈맥’입니다. 특히 심장 박동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지나치게 느린 ‘서맥성 부정맥’은 3대 심장 질환 중 하나입니다.
※ 부정맥의 2가지 종류
-서맥성 부정맥 : 심장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느리게 뜀
-빈맥성 부정맥 : 심장이 1분에 100회 이상으로 빨리 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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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심장이 느리게 뛰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요?
심장은 규칙적으로 박동해야 전신에 혈액과 산소를 적절히 공급합니다. 그러나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리면 도미노처럼 문제를 일으켜서 건강 이상이 찾아옵니다. 우선 심장 내 혈류와 압력에 변화가 생기고,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서 혈액을 힘차게 뿜어내지 못합니다. 결국 뇌나 간, 콩팥 등 주요 신체 기관을 비롯한 전신에 공급되는 혈액이 감소합니다.
이처럼 신체에 필요한 혈액 요구량이 충족되지 못하면 △실신 △호흡곤란 △어지럼증 △무기력증 △인지능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적이지 않고 비특이적인 경우가 있고, 이로 인해 증상 인지가 늦어져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맥성 부정맥을 조기에 진단 그리고 치료 및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화되면서 심정지에 따른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서맥성 부정맥에 따른 증상들
-실신
-호흡곤란
-어지럼증
-무기력증
-인지능력 저하
-심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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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서맥성 부정맥은 왜 발생하는 것인가요?
서맥성 부정맥을 이해하려면 심장이 가지는 전기적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심장은 태어날 때부터 박동을 시작해서 죽기 전까지 쉬지 않고 계속 뛰는 장기입니다. 심장은 심장 자체에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 신호를 이용해서 근육을 수축 및 이완시키는데, 이를 심장의 박동으로 표현합니다.
바로 심장의 오른쪽 윗부분에 있는 ‘동방결절’이라는 조직에서 규칙적으로 전기 자극을 생성합니다. 이 전기 자극은 이후 심장내의 근육세포와 방실결절과 같이 전기 전도에 특수화된 조직을 통해 전체 심장내로 뻗어가게 됩니다.
서맥성 부정맥은 이 같은 심장의 전기적 작동 체계에 문제가 생긴 게 주요 발병 원인입니다. 대표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드는 동방결절의 역할이 떨어져서 박동의 근원이 되는 전기 신호 자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동결절 기능부전’이 있고, 동방결절에서 전기 자극은 제대로 만들어지지만 그 이후의 전기 전도에서 전기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방실전도 장애’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 모두 심장내 전기 체계의 기능 불량으로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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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나라에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많나요?
국내에서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층 환자 비율이 굉장히 높은데, 노인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동결절 기능부전 △방실전도 장애 △상세불명 서맥 등 서맥성 부정맥과 관련이 많은 질환으로 진료 받는 환자가 최근 10년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환자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년층이며, 80세 이상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특히 서맥성 부정맥은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 내과적인 만성 질환을 동반했을 때 발병 위험이 더 커집니다. 노년층은 대부분 이 같은 건강 문제를 갖고 있어서 서맥성 부정맥 고위험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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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서맥성 부정맥 관련 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3년 통계)
① 동결절 기능부전
-1년간 1만5601명 환자 진료받아
-지난 10년 동안 약 100% 급증
-65세 이상 노년층이 87% 차지
② 방실전도 장애
-1년간 2만4319명 환자 진료받아
-지난 10년 동안 약 108% 급증
-65세 이상 노년층이 78% 차지
③ 상세불명 서맥
-1년간 1만2924명 환자 진료받아
-지난 10년 동안 약 60% 급증
-65세 이상 노년층이 48%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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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맥성 부정맥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심박수 감소를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 검사 △말초동맥 촉진 등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증상 발생이 발작성인 경우에는 비정상 심장 박동이 나타나는 순간이 언제일지 예상하기 힘들어서 30초 가량 진행하는 일반 심전도 검사에서 부정맥이 확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정맥 위험 요인이 있고, 의심 증상이 있으며, 일반 심전도 검사 당시 증상이 없으면서 결과가 정상일 경우 항상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짧은 일반 심전도 검사의 한계점을 보완해서 부정맥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심장 박동을 24시간 기록하는 ‘홀터 검사’, 더 나아가 72시간~2주 동안 착용하는 ‘웨어러블 패치형 심전도 검사’입니다.
※ 서맥성 부정맥 ‘검사 방법’
-심전도 검사
-말초동맥 촉진
-24시간 ‘홀터 검사’
-72시간~2주 웨어러블 패치형 심전도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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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성 부정맥 치료법이 궁금해요.
서맥성 부정맥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공 심장 박동기’입니다. 영어로는 ‘Pacemaker’라고 합니다. 환자의 쇄골 부위 정맥 혈관을 통해 심장내(우심실 및 우심방)로 전극선을 넣고, 피부를 절개해서 피부밑 지방조직에 배터리가 달린 심장 박동기 본체를 심습니다.
인공 심장 박동기는 365일 24시간 중단없이 스스로 심장의 박동을 감지해서 정해진 박동수 이하로 심박동이 느려지면 전기 자극을 발생, 그리고 맥박을 조율해서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도록 돕습니다. 박동기 배터리는 보통 10~15년 사용 가능합니다. 이는 환자의 박동기 의존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공 심장 박동기는 서맥을 일으키는 증상을 치료해서 건강한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심장의 수축 및 이완에 따른 펌프 기능을 개선하고, 전신의 혈액순환이 정상화됩니다. 이전에 힘에 부쳐서 할 수 없었던 운동 등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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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공 심장 박동기는 심장에 전극선을 꼭 넣어야 하나요?
최근 전극선이 필요없는 인공 심장 박동기가 개발돼서 적용 중입니다. 바로 ‘무전극선 심장 박동기’입니다. 이 박동기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여서 허벅지 대퇴정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심장의 우심실에 삽입하면 됩니다. 전극선이 없기 때문에 감염 및 혈관 합병증이 거의 없고 환자의 회복도 빠르며 종합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됐습니다.
※ 19개국 725명 서맥성 부정맥 환자
‘무전극선 심장 박동기’ 이식 결과
-이식 성공률이 99% 이상에 달해
-96%가 7개월간 주요 합병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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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 박동기 ‘시술 방법’
① 기존 인공 심장 박동기
-쇄골 아래에 부위 피부를 2~3cm 절개해서 진행
(오른손잡이 왼쪽 쇄골 절개, 왼손잡이 오른쪽 쇄골 절개)
-쇄골 아래 정맥 혈관 통해 전극선을 심장 내부(우심실 및 우심방)에 넣어 고정
-배터리가 달린 심박동기 본체는 쇄골 아래 절개한 피부 밑의 지방조직에 삽입
-피부에 봉합 흉터가 남고, 피부에 본체의 모양이 육안적으로 확인 가능
-절개 부위나 전극선 위치한 혈관에 감염 생길 수 있고, 심장내 감염으로 확산 가능. 그 외 절개 부위 피부 괴사, 기흉 등의 합병증 위험 존재
② 무전극선 심장 박동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전극선 없는 박동기
-허벅지 대퇴정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심장 우심실에 이식
-쇄골 부위에 전극선‧배터리 이식하지 않아 흉터 없음
-전극선이 없어서 감염 및 피부 절개와 관련된 합병증 비율 크게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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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comment
서맥성 부정맥은 고령사회에서 발생이 급증하고 있고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이 동반하면 발병 위험은 훨씬 더 높아집니다. 그리고 증상이 발작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비특이적인 경우도 흔해서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평소 혈압이나 혈당 관리 그리고 심장 질환에 대한 정기 검진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며, 실신이나 어지럼증 등의 서맥성 부정맥 의심 증상 발생 시에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음주나 흡연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서맥성 부정맥 증상이 심하면 심정지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진단 후 인공 심장 박동기 이식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취재 도움 :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