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웅 원장, 환자별로 다른 혈관 구조에 맞게 정밀 치료
지난 2월 중순. 수술실 문을 열고 나온 연세신통외과 나재웅 대표원장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후 잠시 눈을 감았다.
마른 수건을 짜듯이 나 원장의 체력을 모두 소진하게 만든 환자의 수술을 마친 직후다. 강원도 홍성에서 경기도 안양의 나재웅 원장은 찾아온 이 환자는 35세 남성 A씨다.
A씨는 양쪽 다리의 하지정맥류 증상이 가장 심한 ‘6단계’ 환자다. 병이 만성화돼서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푸른색 뱀들이 똬리를 튼 것처럼 정맥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온 상태였다. 하지정맥류 환자 중에서도 수술이 아주 힘든 고난도 케이스다.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하지정맥류 환자마다 다른 혈관 구조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치료의 시작입니다. 이 같은 환자별 혈관 특성과 상태를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치료법으로 세밀하게 수술을 진행해야 예후가 좋습니다.”
나 원장이 약 3시간 동안 진행한 하지정맥류 수술에서 단 한 차례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이유며, 수술 후 ‘그로기(groggy)’ 상태에 빠지는 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외과 전문의인 나재웅 원장은 의료 관련 종사자들에게 하지정맥류 명의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정맥류 치료의 핵심인 정맥 초음파 검사의 정확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이 있는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접근해서 폐쇄‧제거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나 원장은 외과 분야 중 하지정맥류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술로 환자의 통증과 삶의 질이 즉각적으로 개선되는 질환이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재웅 원장이 정밀 진단과 표준 치료법을 기반으로 약 30년간 축적한 임상 경험을 고스란히 쏟아 부은 환자 A씨의 치료 사례를 바탕으로, 하지정맥류의 특징과 치료 그리고 나 원장이 왜 이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실력자인지 들여다봤다.
▶‘하지정맥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지정맥류’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통계를 보면 1년간 39만1559명의 환자가 진료받았는데, 최근 5년간 약 22%나 뛴 수치다. 성별 환자 비율은 여성이 69%로,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
‘하지정맥류(下肢靜脈瘤)’는 다리 정맥이 늘어나고 혹처럼 부풀어 올라, 다리 부위 혈액이 심장으로 제대로 올라가지 못해서 정체하는 질환이다.
나재웅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다양한 이유로 다리의 혈액을 심장으로 밀어 주는 펌프 같은 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혈액이 심장쪽으로 올라 갈 때 열리고 거꾸로 흐르면 닫혀서 역류를 막는 다리 정맥의 판막 기능 저하 때문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리 혈관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자. 전신에는 동맥‧정맥 혈관이 뻗어 있다. 심장에서 ‘동맥’을 타고 팔‧다리 등 전신으로 흘러간 혈액은 ‘정맥’을 통해서 심장으로 돌아온다.
‘정맥’은 세부적으로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표재정맥’ △근막 아래 깊숙한 곳에 있는 ‘심부정맥’ △표재정맥과 심부정맥을 연결하는 ‘관통정맥’으로 구분한다.
이와 관련 복부에서 내려와 다리까지 이어지는 정맥은 △허벅지 부위에서 시작해 아래로 뻗은 ‘대복재정맥(큰 두렁정맥)’ △무릎 부위에서 시작해 종아리까지 이어진 ‘소복재정맥(작은 두렁정맥)이 있다. 하지정맥류는 이 ’대복재정맥‘과 ’소복재정맥‘에 문제가 생긴 다리 혈관 질환이다.
허벅지의 대복재정맥은 물의 상수원처럼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근원지와 같다. 대복재정맥에 발생한 하지정맥류에 따른 결과가 종아리 부위 소복재정맥의 하지정맥류인 것이다.
▶다양한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한 ‘다리혈관 질환’
2월 중순에 강원도 홍성에서 연세신통외과 나재웅 원장을 찾아온 35세 남성 환자 A씨는 양쪽 다리에 ‘대복재정맥류’, ‘소복재정맥류’가 모두 있었다. 또 가느다란 정맥이 확장돼서 피부에 드러난 ‘망상정맥’과 ‘모세혈관 확장증’도 동반했다.
그는 3~4년 전부터 다리에 혈관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리 피곤함이 지속했지만 눈앞에 놓인 경제활동 때문에 돌볼 겨를이 없었다. 결국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광범위한 혈관 돌출과 함께 다리 불편함과 통증이 심해져서 나재웅 원장을 찾았다.
환자 A씨의 직업은 외부 현장에서 근무하는 블루 칼라(blue-collar)다.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서서 근무했고, 이 영향이 하지정맥류를 부른 것으로 추측됐다.
하지정맥류 발생은 △고령화 △너무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 △운동 부족 △비만 △임신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하지정맥류는 산업화·도시화가 진행한 국가에서 두드러져서 대표적인 ‘선진국형 질환’ 중 하나다.
나재웅 원장은 “A씨처럼 하루 종일 서 있는 직업은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 다리에 계속 정체하고,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도 약해진다”며 “정맥 판막까지 손상되면 혈액이 역류해서 장시간 높은 정맥압을 유지해, 결국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 하지정맥류 발병에 영향 미치는 ‘주요 원인’
① 신체 노화
-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정맥 벽과 판막의 탄력 감소
② 장시간 앉거나 서 있는 생활 & 운동 부족
-다리 근력 떨어뜨리고, 정맥 판막에 부정적으로 작용
③ 비만
-정맥 벽에 지방 많이 축적하고, 혈액량도 증가
④ 임신
-임신 중 높아진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정맥 확장 및 벽 약화
-태아의 무게로 정맥 눌리고, 출산 시 복압 증가해 혈류 방해
▶‘정맥 초음파’로 미세한 혈액 역류 & 숨은 병변 찾아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심한 정도에 따라서 총 6단계로 구분한다. 환자 A씨는 진단 결과 가장 심한 ‘6단계’로 확인됐다.
나재웅 원장은 “A씨는 35세로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양쪽 다리의 하지정맥류가 6단계까지 진행했다”며 “환자의 안전과 정밀한 치료를 위해서 양쪽 다리를 이틀에 걸쳐 순차적으로 치료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은 다양하며, 6단계의 증상에 따라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적용해야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예후가 좋으며, 재발률이 크게 낮아진다. 즉 하지정맥류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는 현재 환자 상태의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한다.
특히 하지정맥류의 진단 시 가장 중요한 검사가 ‘다리 정맥 초음파 검사’다. 이와 관련 대한정맥학회 등 하지정맥류 진단과 관련된 6개 학회는 2023년 공동으로 ‘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한 근거중심 초음파 검사법’ 안내서를 발간한 바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진단 기준과 초음파 검사의 표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의 정맥 초음파 검사 시 핵심은 다리 정맥의 역류 여부와 손상된 혈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나재웅 원장이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때 손의 움직임과 감각은 동료 의사들은 물론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이 감탄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혈관 초음파 검사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부정확한 검사나 잘못된 검사를 할 수도 있는데, 이 같은 오류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나 원장은 “하지정맥류 초음파는 손의 압력, 각도, 탐촉자 이동 방향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며 “다리 정맥의 미세한 혈액 역류와 숨은 병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숙련된 손 기술과 임상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치료법 다양
정밀한 다리 정맥 초음파 검사로 하지정맥류의 진행 단계와 환자 상태가 진단되면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정맥류의 주요 치료법은 △보존 요법 △약물 치료 △시술‧수술이다.
특히 증상이 많이 진행한 하지정맥류는 문제가 된 정맥 혈관을 폐쇄해서 막거나, 최소 침습적으로 제거(발거)하는 근본적인 시술‧수술이 필요하다.
※ 하지정맥류에 적용하는 주요 치료법
-보존 요법 : 압박스타킹, 생활습관 교정
-약물 치료 : 증상 완화 목적
-시술·수술 : 근본적인 원인 치료
다리의 허벅지에서 시작한 ‘대복재정맥류’는 주로 레이저‧고주파 치료로 폐쇄하고, 종아리 부위의 ‘소복재정맥류’은 문제의 혈관을 제거하는 혈관 발거술을 많이 적용한다. 특히 ‘고주파 수술’은 다리 하지정맥류의 출발점이 되는 대복재정맥류를 막는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나재웅 원장은 “고주파 수술은 기존의 레이저 수술에서 진화한 치료법”이라며 “레이저는 약 1000°C의 높은 온도를 이용하지만, 고주파 수술은 약 120°C로 낮아서 혈관 주변의 신경‧근육 등 정상 조직을 보호하고 안정적으로 병든 혈관만 폐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하지정맥류의 ‘고주파 수술’ 특징
-정상 조직을 보호하고, 병든 혈관만 폐쇄한다
-수술 후 통증‧멍‧흉터가 거의 없다
-회복 기간이 짧아서 일상 복귀가 빠르다
▶6단계 중증 환자 A씨, ‘복합 치료’ 진행
나재웅 원장은 하지정맥류 중 가장 심각한 6단계 환자인 A씨에게 복합적인 치료를 진행했다. 나 원장은 “환자는 대복재정맥부터 소복재정맥까지 하지정맥류 증상이 극심하고, 혈관도 너무 심하게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왔다”며 “다리 혈관의 전반적인 증상 개선을 위해서 고주파 수술, 정맥 발거술, 주사 경화요법을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환자 A씨의 치료가 시작됐다. 첫 단계는 환자의 다리를 관찰해서 하지정맥류 수술이 필요한 부위를 ‘마킹(marking)’하는 것이다. 나 원장은 A씨처럼 증상이 심한 경우 환자를 서 있게 한 후 30분 이상 쪼그리고 앉아서 진행한다.
눈으로 보이는 혈관은 물론 근막 아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혈관 문제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다리 정맥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면서 마킹한다.
마킹이 끝난 환자 A씨는 척추 마취를 한 후 본격적인 하지정맥류 수술에 들어갔다. 증상이 심한 A씨는 첫째 날 오른쪽 다리, 둘째 날 왼쪽 다리를 순차적으로 치료했다.
치료는 한쪽 다리 기준 크게 2곳으로 구분해서 이뤄졌다. 환자가 수술실 천장을 보고 누워있으면 허벅지 부위에서 시작한 대복재정맥을 고주파 수술로 폐쇄한다.
나재웅 원장은 “다리의 표면에 있는 굵은 정맥인 대복재정맥을 고주파 수술로 막아서 근본적으로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시작 부분을 치료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정맥 혈관에 정밀하게 고주파 기기를 넣어 고주파를 발생시키면 염증 반응으로 혈관이 폐쇄돼, 기능을 못해서 정맥류가 치료된다”고 말했다.
고주파 치료를 적용한 혈관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신체에 흡수돼서 없어진다. 고주파 수술은 깊숙한 곳에 있는 심부정맥 폐쇄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대복재정맥 치료가 마무리되면 환자의 자세를 엎드린 상태로 바꾼 후 종아리 부위의 ‘소복재정맥’ 치료를 이어간다. 하지정맥류 때문에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혈관을 피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한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제거한다.
이 같은 ‘혈관 발거술’은 정맥류 탓에 기능을 못하는 정맥의 일부분을 떼어서 제거하고, 이 부위를 의료용 실로 묶어서 마무리한다.
나재웅 원장은 이 같은 하지정맥류 수술 시 특허받은 ‘하지정맥류 수술용 기구(특허 제 10-2847435 호)’를 이용해서 안전하고, 정확하게 진행한다.
환자 A씨처럼 하지정맥류 증상이 극심한 환자는 보통 한쪽 다리 수술에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약 30년간 정밀 진단과 표준 치료법을 기반으로 이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축적한 나재웅 원장은 2시간 반~3시간 내에 수술을 마무리한다. 이처럼 수술 시간을 단축하면 환자의 부담도 줄어든다.
과거 나재웅 원장이 EBS 가족건강 프로젝트에 출연했을 때 수술실에서 나 원장의 하지정맥류 수술 집도 과정을 지켜본 방송국 PD가 “경이롭다”고 표현한 것이 그의 수술 실력을 반증한다.
환자 A씨는 수술 후 ‘주사 경화요법’으로 가느다란 정맥류 치료까지 깨끗하게 마쳤다. ‘주사 경화요법’은 정맥 혈관 내에 2~3회 반복적으로 경화제를 주사해서 정맥류와 모세혈관 확장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혈관의 굵기가 가는 정맥류에 적용하며, 마취‧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모든 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일상생활로 복귀한 환자 A씨는 연세신통외과 의료진들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다리 정맥 초음파 검사를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세밀하게 봐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혈관 하나하나를 찾아가며 현재 상태를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제 몸 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치료제 잘 복용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재발하지 않게 관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재웅 원장은 우리나라가 인구 고령화 및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업군의 증가로 하지정멱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나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방치 시 만성 부종, 색소 침착, 피부 염증‧궤양, 혈전성 정맥염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진행성 혈관 질환”이라며 “다리 혈관이 파랗게 돌출되지 않아도 반복하는 다리의 무거움, 오후에 심한 부종, 잦은 근육 경련, 욱신거림, 화끈거림, 밤의 다리 통증 등 하지정맥류가 보내는 다양한 의심 신호를 잘 감지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진단 후 상태에 따라서 맞춤 치료가 잘 이뤄지면 재발률이 낮다. 하지만 평소 생활습관과 연결된 질환이어서 재발을 줄이고 발병을 예방하려면 △걷기 운동 △장시간 같은 자세 피하기 △적정 체중 관리를 실천하고, 필요한 경우 압박스타킹을 착용해야 한다.
황운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