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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팁 Oct 01. 2019

파킨슨병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비운동 증상’들


파킨슨병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비운동 증상들      

#. 60대 남성 A씨. 최근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 손을 떨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움직이면 이내 손 떨림이 사라져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몇 년 전부턴 잠꼬대도 심해져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만성피로 때문인 것으로 생각했다. A씨는 수면 치료를 받기 위해 대학병원 신경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수면장애와 손 떨림 모두 파킨슨병에 따른 증상이었다.     


▶환자 4명 중 3명 70대 이상 노인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중뇌의 흑질)가 점차 파괴되고 뇌에 필요한 도파민이 부족해져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입니다.    

  

파킨슨병은 인구 노령화에 따라 환자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4년 8만4331명에서 2018년 10만5882명으로 약 25.5% 증가했습니다.      


특히 퇴행성 질환이라는 특성 탓에 70대 이상 환자가 8만1010명으로, 전체 환자 4명 중 3명을 차지합니다.  


떨림경직전신통증은 물론 우울증까지 유발     

파킨슨병의 주요 운동 증상은 △느려지는 동작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는 발병 초기보다 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환자들은 침대에서 돌아눕거나 내려오기도 힘들어집니다.     


걸을 때 발걸음 간격도 좁아집니다. 또 몸을 숙인 채로 발을 끌면서 걷기도 합니다. 특히 방향 전환 시 균형을 잘 잡지 못해서 넘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비운동 증상 때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 이외에 비운동 증상도 보입니다. 비운동 증상 중 일부는 운동 증상보다 10년 정도 먼저 나타납니다. 때문에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렘수면행동장애가 있습니다. 자다가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수면 문제가 새롭게 생기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냄새와 맛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증상 중 하나입니다. 후각기능의 저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면 파킨슨병과의 관련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외에도 △만성 변비 △우울증 △수면장애 같은 증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개선‧‧‧수술적 치료 고려하기도     

대부분 파킨슨병이 퇴행성 질환이어서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많이 개선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느리게 진행하고, 약물에 잘 반응합니다.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오랜 기간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부터 시작합니다.     

 

뇌 속에 부족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전구체 형태로 공급합니다. 도파민이 뇌 속에서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도록 도파민 분해를 막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약물치료는 대부분 파킨슨병 환자에게 효과가 좋아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됩니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서 약물치료에 안정적으로 반응하는 기간이 지나면 약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고 약효 지속기간이 단축됩니다. 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흔들리는 이상운동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심부뇌자극술이 주로 시행됩니다. 뇌 속에 전극을 심어서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증상 개선을 꾀하는 치료법입니다.          


위험인자 피하고 보호인자 가까이 해야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되는 선천적인 특정 유전자가 파킨슨병의 발병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후천적인 생활습관이나 환경적인 요인들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즉 파킨슨병의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와 ‘보호인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리 관리를 한다면 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역학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 중 비교적 일관된 결과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유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에서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좀 더 높습니다. 살충제에 노출된 경우에도 위험도가 커집니다.      


암 중에선 흑색종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파킨슨병 발병률이 증가하며, 외상성 뇌 손상을 받은 초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반면 보호인자에 대해선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서 파킨슨병이 적게 발생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위험도가 낮고, 요산(uric acid)이 높은 사람들도 파킨슨병이 적게 발생합니다.      

아울러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신체활동이 활발한 경우에도 파킨슨병 위험도가 낮아집니다.      

하지만 이런 역학 연구결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어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파킨슨병처럼 나이가 들면서 빈도가 늘어나는 병에는 치매‧뇌졸중‧심혈관질환‧암 등 매우 다양한 질환이 포함됩니다. 때문에 담배처럼 파킨슨병에 약간의 도움만 되는 예방법이라도 다른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제한점들을 고려하면 예방을 위해 추천할만한 방법이 많진 않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신체활동은 다른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적당량의 커피(카페인) 섭취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학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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