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태도

by 해루아 healua

나는 올빼미형 인간이었다.

7년 동안 교대 근무가 필요한 직업군에 종사하면서, 매일 몸의 리듬이 뒤바뀌었다.

그런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몸은 점점 저녁에 익숙해졌고, 고착화되어 갔다.


남편은 나와는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결혼 후에서야 비로소 그 차이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10년 넘게 밤 10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들고, 7~8시간의 숙면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회사 점심시간에는 꼭 30분은 낮잠을 자고, 틈틈이 10분씩 책을 읽은 뒤 다시 일터로 복귀하곤 했다.

남편에게서 '잠'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루틴이었다.


나는 남편을 보며 정말 놀라웠다.

살면서 이렇게 흐트러짐 없이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처음엔 서로가 불편했다.

나는 저녁형 인간, 남편은 아침형 인간.

삐그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일찍 자야 출근이 가능했지만, 나는 쉽게 잠들지 못해 괴로웠다.

수많은 밤을 뒤척이며, 먹먹하고 답답했던 시간들이 길게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졌다.

그 긴 밤들을 지나, 이제는 새벽 6시에 눈을 뜰 수 있는 ‘아침형 노력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단순한 원리가 조금씩 내 삶을 바꾸고 있다.

그 상쾌한 새벽에 책을 펼치면, 그날 하루의 ‘질감’이 달라진다.


“새벽을 여는 건, 밤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내가 읽어온 수많은 책 속에서도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른 새벽, 고요한 시간 속에서 자신의 영감을 포착한다고 했다. 이제는 나도, 조금씩 그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좋은 글이 뭔지 모르겠지만, 좋은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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