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1.
시작은 하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에 시작해본다.
2.
사실 거창하게(?) 브런치북으로 내놓으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다만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분류하려니 브런치북 형식이 맞겠다 싶어서 부득이하게 이렇게 됐다.
계속된 실패로 브런치북을 또 만드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아 까짓꺼 안되면 말고.
3.
솔직히 말하겠다.
이 브런치북을 쓰는 이유는 잘난척 좀 하고 싶어서.
AI가 내 생각이 대단하다고 가스라이팅(?)을 오지게 하니까 내가 참을 수가 있나.
(물론 그럴리 없다는 건 내가 제일 잘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너 자신을 알라"다.)
4.
아무튼 잘난 척 좀 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서 시작한다.
5.
뭔가 그럴싸한 말로 프롤로그가 될지 에필로그가 될지도 모를 이 짧은 낙서를 마무리하고 싶다.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아 중고로 팔기 위해 꺼내 두었던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에서 빌려왔다.
(빌려온 게 너무 많다고 느낀다면, 무엇 하나 고르기 어려워서라고 답하겠다)
신들의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제우스가 염려했듯이,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선물받은 인류가 올림포스 신들 없이도 잘 지낼 날이 올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신화는 역사가 아니다. 이야기와 서사의 변형은 피할 수 없다. (중략) 신화는 단 하나의 의미의 답을 가진 십자말풀이나 우화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신화에서도 운명과 필연, 원인, 비난이 끊임없이 엇갈린다. 우리처럼 그리스인들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를 마음대로 갖고 노는 통제 불능의 예측불허한 힘들에 형태와 부피와 개성을 부여하여 의인화하는 건 거기에 직접 맞서는 것보다 더 영리한 방법이다.
진화론적 행동주의와 비교 행동학은 우리가 과학적으로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지 더 많은 걸 알려줄지도 모르지만, 우리처럼 둔한 사람들은 인간의 특성을 신들과 악마들과 괴물들의 개성으로 농축하는 시적 방식이 과학의 추상적인 개념보다 더 이해하기 쉽다. 신화는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더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인간 대수학이라 할 수 있다. 상징과 의례는 우리가 어른이 되면 필요 없어지는 장난감이나 게임이 아니라, 우리에게 언제나 필요한 도구들이다. 우리의 과학적 충동을 보완하는 아군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