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야 하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부탁을 했던 날
부탁을 들어준 사람을 앞에 두고 후회를 한다
한번 더 누를 걸, 자의로 마신 술을 탓하기도 하면서
부탁을 들어준 건 아직은 거절할 정도로 싫지 않아서 라는 말에
'싫다'는 답을 듣기 전에 먼저 그만두겠노라고 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에게 국한된 마음은 변하기도 하니까
이성적이지 못한 내 판단에 피로해진 사람
내가 그 사람에게 끼친 게 민폐인가 싶다
사람의 감정이 민폐가 될 수 있는 거구나
더 치우친 사람이 덜한 사람에게 구걸하는 감정
민폐라는 말의 어감에 가슴이 아리다
주저앉은 자존심을 꾹꾹 눌러 내가 밟아 버린 꼴
그래, 최소한 민폐는 되지 말아야지
글 : iris
사진 : i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