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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Sep 11. 2015

사랑은 저지르는 자의 몫 일까?

딱, 영화에 나오는 그녀들만큼 절제하고 싶다. 세련되고 매끈하게.

사람의 감정을 글로 표현함에 분명 한계는 있지만, 제 3자 적 이성(理性)이 만들어 놓은 스토리 속 주인공들의 절제가 정답인  듯하기도 하다.  현실에선 제어가 안 되는 감정들이 책이나 미디어를 보면서  끄덕여지는 것...

누군가는 ‘사랑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라고 말했지만 감정이 있다고 다 저지를 순 없는 노릇이고 이 또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공식은 아닐 터이다.

쌍 방향의 사랑이든 단 방향의 사랑이든 감정을 표현하고 돌아올 피드백에 촉각이 곤두서 마음을 접고 삼키는 건 상처에 대한 자기 방어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그랬다.

머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가슴의 속도에 늘 허둥거렸고, 마음이 그렇게 앞서갔음에도 입으로 글로 드러내 놓고 마음을 전달하지 못했다.

썼다가 지우고 지우고,   말하려다 삼키고 삼키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애초에 하려고 했던 말, 전하려 했던 글이 점점 보잘 것 없어지고 초라해지고 만다.

결국 또 화살은 나에게로 향해 있었다.

사람이 좋아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은 내 순수한 영혼은 늘 그렇게 밟히고 상처 입었다.

그리고 그 상처의 가해자는 언제나 나였다.  

잔인하다.  어찌 보면 내 마음을 드러내서 받는 상처보다, 내 속에서 한없이 소용돌이 치다 결국 또 그렇게 삼켜지고 켜켜이 쌓여 너덜너덜해지는 내 안의 상처가.   이런 나를 반복해서 들여보다 보면, 나는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 싶다.  나는 늘 나에게 온 사랑에 받지도 않은 상처가 두려워서 먼저 다가가지 못했고, 그렇게 시작도 하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며  아파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지금 다시 사랑이 온다고 해도 여전히 허둥거리다 홀로 남겠지.  그게 나다.



글 ㅣ iris

사진 ㅣ 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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