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영화에 나오는 그녀들만큼 절제하고 싶다. 세련되고 매끈하게.
사람의 감정을 글로 표현함에 분명 한계는 있지만, 제 3자 적 이성(理性)이 만들어 놓은 스토리 속 주인공들의 절제가 정답인 듯하기도 하다. 현실에선 제어가 안 되는 감정들이 책이나 미디어를 보면서 끄덕여지는 것...
쌍 방향의 사랑이든 단 방향의 사랑이든 감정을 표현하고 돌아올 피드백에 촉각이 곤두서 마음을 접고 삼키는 건 상처에 대한 자기 방어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그랬다.
썼다가 지우고 지우고, 말하려다 삼키고 삼키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애초에 하려고 했던 말, 전하려 했던 글이 점점 보잘 것 없어지고 초라해지고 만다.
결국 또 화살은 나에게로 향해 있었다.
사람이 좋아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은 내 순수한 영혼은 늘 그렇게 밟히고 상처 입었다.
그리고 그 상처의 가해자는 언제나 나였다.
잔인하다. 어찌 보면 내 마음을 드러내서 받는 상처보다, 내 속에서 한없이 소용돌이 치다 결국 또 그렇게 삼켜지고 켜켜이 쌓여 너덜너덜해지는 내 안의 상처가. 이런 나를 반복해서 들여보다 보면, 나는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 싶다. 나는 늘 나에게 온 사랑에 받지도 않은 상처가 두려워서 먼저 다가가지 못했고, 그렇게 시작도 하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며 아파했었다.
글 ㅣ iris
사진 ㅣ i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