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바꾼 미니멀리즘

회복과 치유의 담백한 목소리

by 하트온

사람마다 성향, 기호, 가치관, 인생 목표가 다 다릅니다. 미니멀리즘도 각자 다양한 목적과 방식으로, 자신답게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저 나름의 독특한 방식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에 스스로를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릅니다.


처음엔, 정리정돈을 하겠다는 의미로 시작을 했었어요.


많은 미니멀리스트들이 권하는 대로 필요 없고 쓸데없는 것을 없애니, 공간이 많아지고 정리정돈이 절로 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그게 저에게 자신감을 많이 주었고, 자존감 회복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심히 깔끔한 부모님들과 살면서 야단을 많이 맞았고 주눅들어 있었거든요. 척척 정리정돈 못하고, 깔끔하지 못하고, 스스로에 대해, 주변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성인이 된 후에도 쭉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도 정리정돈을 할 수 있구나!

나도 내 주변 환경을 척척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구나!


저와 미니멀리즘의 첫 만남은 이렇게 감격적인 제 인생의 돌파구였어요! 내 안에 숨겨져 있었던 - 없는 줄 알았던- 재능을 발견하게 해 준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무언가 잘할 수 있는 걸 발견하면, 그것을 반복해서 하기를 좋아하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새롭게 장착한 능력을 발휘해 보고 싶은 충동이 매일 불끈불끈. 제 옷장부터, 부엌 살림살이, 책장의 책들, 지하실 창고에 쌓아둔 물건들, 쌓여있는 물건들을 다 꺼내서 분류하고 정리했어요. 매일 사용할 물건들, 가끔 꼭 필요한 물건들, 필요 없는 물건들로 잘 분류해서, 없앨 건 없애고, 둘 건 잘 정리해서 두었어요.


제 주변을 정리하는 작업을 다 마치고 보니, 더 쾌적해지고 넓어진 공간이 선물처럼 다가와 있었어요.


이때쯤, 제 마음엔 미니멀리즘에 대한 호감이 가득 차 있었고, 더 알아가고 싶다는 적극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미니멀리즘이 텅 빈 공간 같은 시각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더 깊이 알고 싶어 졌어요.


미니멀리즘에 관한 다큐 영상과, 글을 찾아보면서, 이것이 현대인의 물질에 대한 사고를 바로 잡아주고, 강박적 소비 욕구, 경쟁적 소유욕 같은 현대인의 정신적 문제와 스트레스에 치유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 주변을 둘러싼 상업주의 물질주의의 바다, 매일 몰아치는 광고들, 티브이와 잡지에 나오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 그것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모델처럼 날씬하고,

요즘 먹히는 얼굴로 뜯어 고치고,

비싼 옷과 장신구로 치장을 하고,

부자 동네, 큰 집에 살면서 고급 자동차를 굴리고,

비싼 예물 주고받으며 성대한 결혼 해서,

이런 고급 가구, 최첨단 가전 갖추고,

인증샷 올릴만한 유행 음식을 다 따라먹으며,

‘좋아요’가 쏟아지는 삶을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거야.

네 옆에 있는 친구들과 경쟁해서 이기고,

탑 대학 나와서, 탑 회사 들어가, 탑 연봉받아야

그리고 네 자식들도 그렇게 명품으로 키워야

성공한 인생으로 인정받는 거야.


소비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거짓 메시지의 오염 속에서, 낮은 자존감과 불안정한 자아상에 흔들리며, 불안과 강박에 마음이 병들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렇지 않아, 그런 것들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 내려놓아…

라는 담백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미니멀리즘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물질 소유에 대한 강박에서 해방되고, 물질에 지나치게 부여했던 의미를 내려놓고 치유를 경험하고, 자신다운 행복한 삶을 찾았음을, 그래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미니멀리즘에 열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니멀리즘이 제 삶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저도 많은 변화를 경험했어요.


특히 물건 소유에 대한 철학이 크게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컵이 하나 깨지면, 똑같은 컵 하나를 또 사서, 반드시 10개 세트를 맞춰놓고 살아야 한다는 고집이 강했어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브랜드여야 만족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옷이나 가방도 가장 최신 유행, 신상을 갖추고 있을 때, 뭔가 더 자신 있고 당당해지는 느낌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미니멀리즘이 그 고집과 망상을 깨뜨려주었습니다.


컵이 하나 깨지면, 우선 나머지 컵만 가지고 살아봅니다. 아무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살아갑니다. 옷과 가방도 내 것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써주며 살아가 봅니다.예전엔 가전제품이 망가지면, 바로 새 것을 사 왔는데,지금은 구매를 생각하기 전에, 집에 있는 무언가를 활용해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 토스터 머신, 커피 머신은 고장 나서 없애고 다시 살 필요가 없었어요. 미니 오븐이 전자레인지와 토스터 머신 역할을 대신할 수 있고, 제가 즐겨 마시는 드립 커피는 컵과 필터만 있으면 된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지는 것들도 참 많더군요.


쓸 데 없이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게 있으면, 모아서 도네이션도 하고, 필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등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려는 노력도 합니다. 하지만 웬만한 것들은 여러모로 재활용 새활용 방법을 강구해 보고, 쉽게 버리지는 않습니다. 넘쳐나는 쓰레기로 힘들어하는 지구환경도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에게는 미니멀리즘이 신앙과 맞닿아 있다는 의미도 있었어요.


물질에 대한 욕구를 내려놓는 일은 신 앞에 겸허하게 욕심과 탐심을 내려놓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저에게 미니멀리즘은 저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물건과 그 이상의 것들에 대해 내가 과한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와 가족을 힘들게 하고 있었던 것은 없는지, 내 시간을 쏟아 집중할 진짜 가치는 무엇인지, 내 삶 전반과, 인생의 가치와 의미들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비교의식, 착각, 집착, 소유욕, 불안, 걱정, 두려움... 이런 필요치 않은 것들은 내 삶에서 빠져나가고, 사랑과 감사, 치유, 행복, 나 자신과 주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나에게 중요한 것들이 내 삶을 든든히 채우는 것을 느낍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삶이 참 건강해졌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