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19
다시 산골 라이프
대학에서 첫 학기를 나름 성공적으로 마치고, 타라는 산골 집으로 돌아왔다. 성적을 확인해 보니, 가을에 반액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그녀는 아버지와 폐자재 수집일을 하는 것이 끔찍이 싫었으므로, 다신 그런 일 안 하겠다 결심하고 전에 일하던 식료품점에 다시 취직을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타라가 대학을 다니더니 교만해져서 아버지 일을 돕지 않으려 드는 걸로 생각한다.
Dad said, "You are working for me this summer."
"I'm working at Stokes, " I said.
"Think you're too good to scrap?" His voice was raised. "This is your family. You belong here."
Dad's face was haggard, his eyes bloodshot.
어머니마저도 아버지 일을 돕지 않으려거든 집에 있을 수 없다고 말하더니, 결국 타라가 식료품점에 일 하러 나간 사이에 타라의 옷가지를 비 오는 날 집 밖에 내놓아버렸다. 갈 데가 집 말고 없는 타라는 결국 항복, 식료품점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폐자재 수집일을 돕기 시작한다.
한 달쯤 아버지를 도우며 일하다 보니, 대학을 다녔던 기억이 닿을 수 없는 꿈처럼 생각되었다.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은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My memories of the University faded quickly. The scratch of pencils on paper, the clack of a projector moving to the next slide, the peal of the bells signaling the end of class - all were drowned out by clatter of iron and the roar of diesel engines. After a month in the junkyard, BYU seemed like a dream, something I'd conjured. Now I was awake.
첫 남자 친구가 타라의 마음에 불러일으킨 단어
숀 오빠만 조금 변한 듯했다. 그는 더 조용했으며, 평온했고, 심지어 검정고시를 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한 번은, 타라와 숀이 극장에서 하는 연극을 보러 갔을 때, 마침 찰스가 거기 있었다. 찰스가 타라에게 영화 보러 같이 가지 않을 건지 물었고, 타라는 동의했다. 찰스와 놀다가 타라가 집에 들어왔을 때, 숀이 타라에게 남자 친구 생긴 거 축하한다는 말까지 했다.
타라는 찰스와 만나고 돌아온 날 저녁 거울을 보고, 자신의 옷차림- 보통의 여자아이들 옷차림과 많이 다른 - 이 어떠한지를 깨닫고 당황한다.
In my room, I stared at myself in the mirror for a long time. The first thing I noticed was my men's jeans and how they were nothing like the jeans other girls wore. The second thing I noticed was that my shirt was too large and made me seem more square than I was.
찰스는 이후 계속 만나자고 연락을 한다. 찰스를 만나러 나가면서 타라는 자신의 옷차림과, 옷에서 나는 공업용품 냄새를 자각하기 시작한다. 결국, 타라는 곧장 월마트에 가서 좀 더 여성스러운 청바지와 티셔츠를 사 온다. 지금까지 입었던 옷들과 좀 달라서 - 자신의 몸매를 드러내는 옷 모양이라- 그녀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래도 찰스와 데이트 나갈 때 새 옷을 입고 나간다.
찰스는 거의 매일 밤 타라가 일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 왔고, 둘은 햄버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다녔다. 하지만 서로가 어떤 사이가 된 건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분명한 건 더 이상 그냥 친구 사이는 아니라는 거였다.
타라가 다음 학기에 반액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게 된 것을 찰스에게 말해주었을 때, 찰스가 타라에게 부모님이 학교에 한 번도 보내주지 않았던 것에 대해 화나지 않는지 물었다. 타라가 부모님이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게 "혜택"이었다고 항변했지만, 찰스는 타라가 화나지 않아도, 자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타라는 아버지 편을 들며, 일루미나티를 들먹이며 항변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수치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I told him about the scholarship. I'd meant it as a brag, but for some reason my fears came out with it. I said I shouldn't even be in college, that I should be made to finish high school first. Or to at least start it.
Charles sat quietly while I talked and didn't say anything for a long time after. Then he said, "Are you angry your parents didn't put you in school?"
"It was an advantage!" I said, half-shouting. My response was instinctive. It was like hearing a phrase from a catchy song: I couldn't stop myself from reciting th next line. Charles looked at me skeptically, as if asking me to reconcile that with what I'd said only moments before.
"Well, I'm angry, " he said. "Even if you aren't."
I said nothing. I've never heard anyone criticize my father except Shawn, and I wasn't able to respond to it. I wasnted to tell Charles about the Illuminati, but the words belonged to my father, and even in my mind they sounded awkward, rehearsed. I was ashamed at my inability to take possession of them. I believed them - and part of me will always believe - that my father's workds ought to be my own.
타라와 찰스의 거듭되는 만남은 확실히 로맨스로 발전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찰스는 타라를 자신의 집에서 함께 영화를 보자며 초대하고, 그의 집으로 가는 길에 찰스가 타라의 손을 잡는다. 그와 손 잡는 일은 타라가 오래 기다리던 일이었지만,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자발적 본능 같은 것이 그녀의 손을 빼게 만드는 걸 느꼈다. 찰스의 집에 도착해, 찰스가 그녀에게 스킨십을 다시 시도했을 때, 그녀의 본능이 그녀를 또 움찔 피하게 만들었다. 그녀를 움찔하게 만드는 한 단어가 선명하게 그녀의 마음에 떠올랐다.
"매춘부 (Whore)"
타라가 첫 남자 친구와의 관계 발전과 스킨십을 경험하면서 겪는 내면에 들끓는 관념과 감정들. 타라의 마음을 관찰하면서, 그 관념의 종류와 근원은 다르지만, 나와 많은 내 또래 여자들이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가졌던 성관념들이 떠올랐다.
우리가 중학생이 되고, 달거리를 시작했을 때, 교사들과 부모들이 하나같이 주입하려는 생각은
순결을 함부로 뺏기면 신세 망친다
남자들은 다 늑대 도둑놈이니 믿지 마라
남자가 으슥한 곳에 데려가려고 하면 절대 따라 가선 안된다.
친척 오빠나, 삼촌도 믿지 마라
그 말들을 무시할 수 없었던 건, 그런 말을 해 주는 엄마와 여교사들의 표정이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하는 듯 너무나 절실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말을 해 주는 아빠와 남자 교사들의 말이 마치 남자의 본성을 몰래 고백하는 듯 진실하게 느껴진 때문이었다.
실제로 내 부모 세대는, 자유연애 시대가 도래한 것과 동시에, 순결 잃은 여자를 상품 가치가 하락한 성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동시에 존재했었으므로, 그러한 세상의 관념을 빌미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먼저 겁탈을 해 버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신이 어떤 짓을 해도 결과적으로 여자가 다 뒤집어쓸 걸 알고 못된 짓을 일삼는 야비한 남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니, 스스로들을 늑대 도둑이라 여기게 된 것이고, 여자들은 그런 짐슴들에게 물어 뜯기는 순간 신세가 망한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첫 남자 친구를 사귀면서, 함께 있는 게 좋으면서도, 손을 잡는 게 좋으면서도, 타라의 뇌리에 살아 있는 아버지가 해 준 말들이 - 의로운 여자의 행동과 매춘부 같은 세상 여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에 관한 - 타라의 생각과 감정을 좌우하는 것을 보면서, 10대와 20대를 거치며 내 속에 쌓인 갖가지 관념들이 나의 연애와 결혼 안에서 어떻게 작용했었는지,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들을 일으켰었는지를 되돌아본다.
타라는 자신의 부모와의 경험들, 주변 사람들과의 경험들, 자신의 생각과 감정 구석구석을 정확히 효과적으로 글로 잘 엮어 표현하였다. 타라 웨스트오버라는 작가의 인생 스토리가 세상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쓴 작가의 역량 덕분이 크다. 그녀는 자신의 소신, 자기 가족의 소신대로 살아왔던 것을 담담히 기록하며 다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글에서 다른 사람들이 광신도 집안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런 세뇌와 학대를 당하고 어린 시절을 제대로 교육도 안 받고 산골에서 보낸 자신을 무시하는 시선으로 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수치심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가 그렇게 느낄 필요도 없다. 그녀가 그렇게 살게 된 건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나도 그럴 필요 없다. 두려워 할 필요도 수치스러워 할 필요도 없다. 나도 이제 내가 두껍게 갖다 바른 이 철벽과 방어기제들을 좀 벗어내고 진짜 내 모습을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는 아직도 내가 잘못된 인성을 가진 사람은 아닌지를 100% 믿어주지 않는 관념을 붙들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내 이야기를 펼쳐냈을 때, 내 인성이 조롱거리가 될까 봐 두려운 건 아닐까. 어떤 관념이 옥좨어 가둔 마음 한 구석에 죄의식이 가득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닐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큰 건 아닐까.
내 삶을 오래 괴롭혀온 한 가지 문제는 내가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너무 굳어져서 인력으로 되지 않는 부분이다. 덕분에 나는 주변 사람들을 쉽게 떠나기도 했다. 나에게 학대를 가할 인성을 만나게 될까 봐 늘 두려워하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조금만 폭력성이나 강압적 태도가 느껴져도 나는 남자 친구를 버렸고, 조금만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져도 여자 친구를 버렸다. 그러는 사이 나는 오히려 나를 싫어하게 되고, 나를 믿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쉽게 등 돌리고 떠났던, 사람에게 상처 주고 믿음을 저버린, 인간관계에서 조금의 인내심도 보여주지 않았던 나 자신이 점점 너무 나쁘게 생각되었다. 어렸던 날들에, 주변 사람 모두를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는 정도가 심각했던 것을 이제 와 명확하게 본다.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나 자신을 혐오하고 있었다는 걸 이제 확실히 알겠다.
그래서 글쓰기를 좋아하면서도 오랫동안 소설을 감히 쓰지 못했고, 자신 있게 내 글을 발표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세상을 혐오하는 내 부정적인 시선이 드러나는 게 싫었던 거였다. 작가란 적어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었다.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그려내는 작가들을 무척 동경하였다.
내가 치유와 성장을 열망했던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많이 회복되었고 많이 따뜻해졌다. 그럼에도 아직 구석구석 말라 붙어 있는 아직 청소가 깨끗이 되지 않은 관념들과 감정들의 찌꺼기를 본다.
내가 태어나 겪은 세상이 믿을만한 세상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고 이제 남 탓을 좀 해 볼까 한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이젠 나를 깨끗이 용서를 해 주자고 스스로를 설득해 본다. 그냥 타라처럼 담담히 당당히 내 삶을 내 머릿속을 샅샅이 훑으며 이야기 대청소를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