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대로 예뻤고 소중해
스무 살 우리는 예뻤을 거야
하지만 우리는 몰랐던 거야
내가 찾아 헤매는 길을
너는 알 수가 없었고
내 가까이 다가 온 너를
나는 알 수가 없었고
따뜻한 온기가 스쳐 지나갔음을
냉정한 시간이 곱절로 흘러내린 후에야 알게 되었지
네가 나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땐 왜 들리지 않았던 건지
네가 없는 이 먼 곳에서
왜 지금에야 네가 들리는 건지
이렇게 멀리
너를 보던 어린 시선에서 멀어졌지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는 아직도 서로의 스무 살을 기억하니까
고맙잖아 용기를 주잖아
그 시간 그곳에 내 가까이 존재해 준 네가
이젠 순수하지도, 착하지도 않고, 과거를 후회하지도 않는
이런 시간으로 온 것이 참 다행이지 않니
나에겐 나의 자리 나의 사명이 있고
너에겐 너의 위치 너의 책임이 있고
우리는 더 이상 불안하거나 혼란스럽지 않고
담담하고 찬찬한 어른이 되어간다
그래도 언젠가 '지구를 떠나기 전에'
너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스무 살 우리는 예뻤으니까
그때 우린 착하고 어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