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에 관한 이과적 고찰

물질세계의 법칙으로 이해해보는 미니멀리즘

by 하트온


이공계에 몸담고 물질세계를 연구해 보면, 만물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이 에너지가 적게 드는 상태가 되고자 합니다. 열역학 1,2,3법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에너지가 최소로 드는 방향으로 안정화가 되는 것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욕구, 욕망 또한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엇을 인지하고 기억하고 일하고 생활하는데,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방향을 추구하고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인류는 이것을 ‘편리’라고 부르며, 쉼 없이 삶을 보다 덜 힘들게 하는 방향으로 추구해 왔습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자연 만물과 인간이 추구하는 본능적 욕구이자, 인류가 향해 나아가는 방향인 것이 아닐까요? 보다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방향을 지향하는 본능에 충실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은 아닐까요?


미술계에 종사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술 사조 동향도 그렇고, 디자인 동향도 미니멀리즘으로 향해 가는 움직임을 확실히 느낀다고 합니다. 음악 또한, 복잡하고 거대한 메트로폴리탄 도시들을 중심으로 미니멀리즘 음악 동향이 분명히 있다고 음악에 관심 많은 친구들이 말해 줍니다.


아이폰이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히트 치게 된 이유 또한, 정보를 접하고 인식하는 방식(디자인)이나 정보를 다루는 방식(기능성)에 직관적이고 단순한 시스템(미니멀리즘)이 대폭 도입되었기 때문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일상적인 스마트폰의 기능과 필요를 확대하고, 사람들이 ‘확실히 보다 편리하다’, ‘사용하는데 힘이 훨씬 덜 든다’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듦으로써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폭 늘렸던 혁신이었다고 평가됩니다. 한마디로 ‘사람의 욕망을 디자인한’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람 북적이는 도시, 작은 집에 사는 저 같은 사람은, 큰 미니멀리즘 욕구를 느끼며 물건과 인맥, 광고 및 정보 유입을 최소화하며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해서 살아가고 있어요. 유행에 민감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사방에 물건, 사람, 정보, 경쟁이 과포화된 복잡한 사회에서, 정신적 부담과 고통에서 해방되고,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상태, 안정된 상태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쓸모없는 걸 최대한 버림'이라는 방법을 찾아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반면, 미국 땅 넓은 시골에서 전원생활하는 사람들의 버림에 대한 욕구는 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광활한 땅, 커다란 집, 차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나가지 않는 한, 마주치기 힘든 타인의 그림자.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심에 가치를 두고,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가 우선순위인 이 나라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고독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외로움을 감당하는 자체에 마음의 에너지가 많이 들기에, 그 에너지를 낮추기 위해 오히려 물건을 사재기하고 반려동물을 들이는 맥시멀리즘 현상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삶을 덜 힘들게 하기 위한 - 삶에 드는 에너지를 낮추기 위한 - 맥시멀리즘도 결국은 이름과 겉모습만 다를 뿐, 삶에 드는 마음의 에너지를 낮춘다는 측면에서 미니멀리즘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같은 곳을 지향하는, 같은 목적의 도구가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도달하고 싶은 상태는 바로 우리가 ‘행복’이라 부르는 감정과 닿아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사람이 가장 도달하고 싶은 상태, 가장 에너지가 낮은 안정된 상태. 주변과 조화롭고, 균형 잡힌 상태. 모든 것이 평화롭게 선순환하는 상태.


미니멀리즘도, 맥시멀리즘도 그 상태에 도달하고자 하는 최선의 노력인 것이 아닐까요? 자연법칙을 따르고자 하는, 가장 본능적인 욕망과 의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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