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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하 Nov 05. 2021

가을의 향기

코리하 라이브 시즌2 다섯번째 이야기

글: 코하 / 그림: 리하


이즈음만 되면 참 곤욕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밖에만 다녀오면 떨어진 은행열매를 밟기 시작한다는 건데요.

이족보행이 아니고 사륜주행으로 이동하다보니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예쁜 낙엽들과 함께 길가에 흩뿌려진

가을의 흔적들을 밟고 지나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온 집안에 은행 향기가 가득찹니다.


이른바 가을의 향기.

가을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모습으로 확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전동휠체어의 발냄새.

아무리 돌아다녀봐야 발냄새 하나 날 일 없는 발이기에,

전동휠체어의 발냄새(?)가..

그래도 열심히 돌아다니며 하루를 살았다는 증거 같아서

조금은 친근하기도 합니다.


물론 은행 냄새가 그닥 좋아지기 힘든 냄새긴 합니다만..

가을에만 맡을 수 있는 기간한정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참아볼만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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