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굽어진 손가락 끝이 보입니다.
곁에 안 계시면 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의지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랬고
사람 때문에 실망할 때도 그랬고
일이 생각처럼 안 풀릴 때도 그렇고
내손은 외로운 주인을 만나 조금씩 굽어갑니다.
조금 한가한 어느 밤
생각해보니 365일을 12시간씩 온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있는 듯합니다.
몸이 힘들면 딴생각이 안 난다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몸은
알아서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나 봅니다.
내가 외로워서 당신이 보입니다.
내가 힘들어서 당신을 느낍니다.
가진 게 없지만 그래서 없는 사람을 돕고 싶고
행복하지 않지만 그래서 불행한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터무니 잇는 따듯한 세상
그 안에서 외롭지 않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그 안에서 힘들지 않은 내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