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를 읽은 단상
잔혹하리만치 아름다운 이 소설 속에는
충분히 그러한 말로의 씨앗이 숨어있다
오랜만에 <금각사>를 다시 읽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무라카미 류와 하루키가 어느 별에서 왔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겠다. 물론 미시마 유키오라는 특정한 행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두 작가는 그 별에서 내는 빛깔을 적지 않게 품고 있다는 것.
책의 마지막 문장인 ‘살고 싶다’에는 이 또라이 같은 천재 작가의 진심이 녹아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는 칼로 자신의 배를 가르면서 자신이 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지나친 문학적 비약일지 모르지만 잔혹하리만치 아름다운 이 소설 속에는 충분히 그러한 말로의 씨앗이 숨어있다.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것’을 긍지로 살아가는 자의 긍지는 결국 자신을 파괴하리라는 것을 불타는 금각과 할복이라는 행위로 작가는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그러한 운명이 어딘가에서 재연되지 않을까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