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따뜻한 세계관

by 권희대
외계문명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다. 호킹 박사의 유언은 외계 문명을 접촉하게 될 경우 인류가 직면하게 될 위험을 언급하고 있다. 스페인의 코르테스 군대가 아즈텍 문명을 파괴한 역사처럼 수만에서 수백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들은 그 앞선 문명으로 인류를 절멸시키리라는 섬뜩한 경고가 들어있는 것이다.


반면 칼 세이건은 낭만적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빅뱅 이후 광막하고 어두운 우주공간에 떠돌던 수소원자가 인식의 주체가 되어 그처럼 발달된 문명을 건설했고 수많은 멸망의 가능성으로부터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 존재 자체가 공존에 대한 ‘선한 의지’를 가진 증거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외계인들이 약육강식의 정글 마인드로는 우주에서 그처럼 발달된 문명을 건설하는 오랜 기간 동안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경쟁하고 반목하다가는 인류가 태양계를 벗어나기는커녕 화성에 가기도 전에 핵전쟁으로 멸망하게 되리라는 뜻이다.


호킹 박사가 유독 비관적인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칼 세이건보다 20년 정도 더 연구하고 코스모스 어딘가에 별이 된 그가 그사이 어떤 위협적인 단서를 포착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호킹의 <화성침공> 스러운 유언에 솔깃하면서도 우주를 바라보는 세이건의 따뜻한 시각에 더 끌린다. 거의 한 달 내내 이 책을 잡고 있는 동안 책에 실린 사진 속 학자로서 자애로운 그의 눈빛만큼이나 훈훈한 세계관에 매료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