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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s Cho Cheng Jan 30. 2024

Ep1. 패시브 인컴? 그게 뭔데?!

미국 이민 5년 차 주부의 아마존 인플루언서 도전기

경력 보유 여성, 그 영광과 씁쓸함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오면서 자연스럽게 10년이 넘는 나의 커리어는 멈추었다. 경력 보유 여성이라는 희미한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미국으로 온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나는 임신과 출산, 육아 그리고 치열한 집밥 외에 그렇다 할 적극적인 경제 활동이 없었다.

 

물론 미국은 어린이집 비용이 워낙 비싼 탓에 (미국 온라인 베이비시터 매칭 사이트 care.com 기준,  월 1,284달러로 한화로는 약 171만 원) 아이가 만 3세가 되기 전에는 '홈스쿨링'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아이의 베이비 시터이자 선생님 역할을 자처했다. 외식은 주 1회로 칼같이 정하고 집밥 위주로 알뜰하게 수비한 덕에 내가 ‘소극적'으로 가정 경제에 기여한 바는 크다.


주 6시간의 자유가 쏘아 올린 욕망, 돈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만 3세를 지난 아이가 공교육 시작 전 준비 과정인 '프리 스쿨 Preschool'을 시작했고, 나에게도 일주일에 6시간이라는 자유 시간이 생겼다. 24/7을 아이와 한 몸이 되어 보냈던 나이기에, 주 6시간은 마치 60시간처럼 큰 선물로 다가왔다. 내 시간이 생기며 내가 정한 규칙은 단 하나!

오롯이 생긴 나만의 시간을 주방에서 보내지 않는다

 

나는 다행히도 집안일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려했던 싱글 시절을 그리워하는 타입은 아니다. (할 것 다 해보고 결혼한 노처녀의 메리트라 해야 하나) 오히려, 내가 미국에 온 2019년 4월부터 지금까지 #chochengkitchen이라는 해시태그로 저장해 온 나만의 집밥 스토리가 200개는 훌쩍 넘을 정도로 나에게 주어진 '안식년' 같은 시간들을 즐기고 감사히 여겼다. 이런 나에게 자유 시간이 생겼다고 하니 지인들은 요리 유튜브를 하면 되겠다며 격려를 해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난 우리 집 홈셰프 조쳉여사 대신 이제 ‘경제인 조쳉여사'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공격적으로 조사한 키워드는 바로 이것.

 

Passive Income for SAHM(Stay-At-Home-Mom)
전업 주부를 위한 패시브 인컴 아이디어

 

Passive income은 직역하면 '소극적인 소득', 즉 미미한 노력으로 얻어지는 소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 수익, 주식 배당금 등이 대표적이다. 나의 능력과 시간, 노력을 투여해 얻는 노동 또는 사업 소득이 아닌, 큰 힘 들이지 않고(without you breaking a sweat)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을 말한다.

(출처ㅣ 인베스토피디아 Investopedia)


나만의 꼬마 건물을 짓자, 아마존에서

물론 내게도 매달 통장에 월세와 배당금이 꽂히는 꿈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당장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세계가 더 필요했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한 번듯한 건물을 살 수는 없어도 이 광활한 온라인 세상에서 나만의 꼬마 건물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눈을 돌린 곳은 이곳, 아마존. 그렇다, 미국인들의 삶을 지배한 바로 그 '아마존'이다.  


인터넷의 전지전능한 신인 알고리즘이 '패시브 인컴'에 꽂힌 나를 그곳까지 친히 안내한 것이다.

아마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으로 6개월 만에 17,000달러 (한화로 약 2천2백만 원)을 벌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코스까지 론칭한 유저의 인스타그램이 내 피드를 덮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사진 | 나를 아마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의 길로 인도한 Elly WATSON 인스타그램)     

               

'패시브 인컴' 검색 후 #digitalmarketing #affilliatemarketing #sahmsidehustle 등 여러 가지 키워드로 추천 게시물이 밀물처럼 들어온 탓에 이미 시작도 전에 번아웃이 왔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인플루언서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내가 천하의 아마존에서 갑자기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다시 한번 움츠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다가오는 새해도 남의 것만 눈팅하며 보낼 것이 불 보듯 뻔했던 2023년 12월. 육퇴 후 콘텐츠 서비스 '롱블랙'과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터뷰를 읽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뭘까요? 공포 때문이에요. 다른 사람이 내 글을 보고, 못 쓴 글이라고 생각할까 봐. 창작하는 데 있어 첫걸음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중략)

"백지는 고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쓰기 시작하면 무조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그래, 뭐라도 해 보는 거다. 백지는 수정할 수 없으니까.

나만의 작은 캔버스에 점이라도 찍어봐야 내 길이 보일 테니. 그렇게 우리 집 '홈셰프'로 커리어를 쌓던 나는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세상에 나를 던졌다. to be continued



브런치 계정에 가입만 한지 8년이 다 되어갑니다. 상암동 열혈 직장인으로 달리던 그때는 퇴사 후 나를 책임져줄 '보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고, 2019년 미국으로 이민을 온 후에는 내 속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로 마음속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다른 그 누구와의 약속도 아닌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오랫동안 조용히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글쓰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그 첫 시작은 [미국 이민 5년 차 미국 주부의 아마존 인플루언서 도전기]입니다. 비록 시작은 저 혼자이지만, 10개의 에피소드를 마무리할 때쯤에는 저에게도 따뜻한 공감을 나눠줄 독자분이 생기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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