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OOO 하는 로봇이다
조금이라도 부지런해질 수 있는 법을 알려 드릴게요.
나는 지금부터 15분간 OOO 하는 로봇이야!
오늘은 안방만 치우자!
해야 할 일들은 꼭 왜 이리도 하기 싫을까요? 사실 바꾸어 생각해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은 전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다 라는 건.. 이건 어쩌면 현생에 적용되지 않는 비현실적으로 이상적인 명제인 것도 같습니다.
자기 계발, 자기 발전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했지만 저는 남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고 가르칠 만한 경지에 오른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계발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은 평범한 하나의 개인이기 때문에, 제가 시도하고 정말 좋았던 것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상당히 즐거운데요.
그런 제가 수년간 시간 낭비를 줄이고 부지런히 움직이기 위해 스스로에게 적용해온,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하기 싫고 귀찮은 것에는 집안일이 있지요? 오늘 아침에 집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잽싸게 움직여 15분 만에 두 방의 정리 정돈을 마쳤는데요, 그러다가 브런치에 업로드하고 싶은 글감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방 정리를 마친 증거사진도 첨부합니다!
정리 고수님들의 눈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한정적인 제 공간에서 이 정도로 정리하고 살고 있습니다 ^^ 오늘 글에서는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하기 싫고 귀찮을 때 극복하고 행동하는 저만의 방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누군가도 쓰고 있는 방법 일진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어디에다 말한 게 브런치가 처음이니까. 저만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나는 OOO 하는 로봇이다
Step 01. 내 행동과 생각을 분리하기, 시간제한을 두기
특히 집안일 같은 귀찮고 성가시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때 참 잘 먹히는 방법인데요, 나의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생각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집안이 지저분해진 것을 인지하고는 어떻게 하세요?
제가 예상하는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가지는 사고의 흐름과, 제가 노력하는 사고의 흐름을 아래 그림으로 비교해 보았습니다.
아래는 무슨 로봇처럼 단순하죠?
[정리가 필요하다 → 정리 실행] 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수많은 생각들 (귀찮음, 성가심, 게으름)을 외면하고 일단 박차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더 좋은 것은, 실제로 몸만 일으키면 반 이상은 해낸 거라고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듯 제가 제안하는 저만의 방법은, 정리 정돈 (행동)에 대한 귀찮음(생각)을 배제하고 행동과 생각을 분리하는 것이에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감정이 빠진 로봇처럼요. 저는 굉장히 오랜 기간 이렇게 생각하기를 연습해 왔는데, 어느 정도는 몸에 익어서 단순하고 귀찮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서 시간을 확보하는 훈련이 남들보다 조금은 더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효과가 있어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제한 시간을 두는 것입니다.
제한 시간을 두지 않으면 앞에서 잡생각을 버림으로써 확보한 시간을 실행 단계에서 다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장보기, 정리 정돈, 청소 같은 집안일은 단위 업무로 끊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 시간을 두기 더욱 좋습니다. (예: 오늘 화장실 청소는 10분 내로 끝내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일단 멈추시고,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바로 미뤄뒀던 집안일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위에 있는 방식대로 움직여 보세요.
"나는 지금부터 15분간 OOO 하는 로봇이야"라고 생각하고 우선 일어나세요. 일을 마치고 다시 제 글로 돌아와 보시면 어떨까요?
우리의 몸은 뇌가 관장하는 대로 움직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Step 02. 지금 다 하려고 하지 않기
제가 아침에 방청소를 했기 때문에 청소를 예시로 들어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아무리 작은 원룸에 산다고 해도 청소와 정리 정돈은 끝이 없지요. 어제 치웠는데 왜 또 난장판인 건지, 이거 내가 어지른 거 맞아? 아닐 거야.. 하고 현실 부정 저만 하는 거 아니죠.
제가 독립해서 사는 집은 방 두 개짜리 오피스텔입니다. 치워도 치워도 어질러져서 정말 살 수가 없 아 아니지
아무튼, 저는 정리정돈에 돌입하기에 앞서 우선 이렇게 생각해요.
"오늘은 방 두 개만 치우자"
이 말이 그지 꼴의 거실과 주방을 내버려 두자는 게 아니라, 내가 집중해서 완벽하게 치우겠다 하는 곳을 오늘만큼은 두 개의 방만으로 한정하는 것입니다.
그 외의 공간은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
오늘은 대청소야! 집안 곳곳을 완벽하게 청소하겠어!라고 생각하면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고 갑갑해지는 경험 해보신 적 없나요? 어차피 내가 평생 해야 할 집 정리인데, 그게 매 번 부담이라면 너무 괴롭고 또 습관을 들이고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Step 03 = Step 01 + Step 02
이젠 위에 쓴 두 개의 스텝을 합치는 단계입니다.
예시 1) 오늘 청소는 안방과 작은방만 15분 내로 끝낼 거야 (일어난다)
예시 2) 오늘 글쓰기 구상은 큰 틀 잡는 것만 30분 내로 끝낼 거야 (펜을 잡는다)
예시 3) 일단 1시간 안에 화장대 서랍에 안 쓰는 화장품들 골라서 박스에 따로 모아 두고, 버리는 건 이따 나가면서 생각하자 (박스를 가져와 서랍을 연다)
딱 그것의 30%, 50%만 우선 완료해 보겠다고 생각하고, 위에 기술한 Step 01과 02를 합치는 거예요. 한 번 시작하면 완벽히 끝장을 봐야 하는 분들에게는 화장실 가서 뒤처리 안 하고 나온 것처럼 찝찝해 보일 수 있으려나요? ㅎㅎ 그런 완벽이 가능한 분들은 정말 존경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심적 부담 때문인 것 같아요. 우선은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에 제한을 두고 "뭐 이 정도쯤이야" 하고 호다닥 해 내 버리는 일의 경우의 수를 늘리는 것, 그런 경험이 쌓여 내 몸에 배고, 내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기술한 방법을 생활에서 몇 가지만 적용해 보세요. 내 몸에 실행력을 탑재할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
아, 물론..
집은 그때 그때 치우고 안 어지르는 게 최고입니다.
저 지금 설거지만 5분 내로 하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