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Jul 03. 2019

어떤 순간은 힘이 세다.

순간의 힘 

반짝이는 마법의 순간. 사려 깊은 짙은 감동의 순간. 결정적 순간. 

무료하고 금세 잊어버릴 일상에 몇 개의 과중산 순간을 새겨 넣는 것.

...어떤 순간은 다른 순간보다 힘이 세다. 


- 순간의 힘 - 






삶이라는 것이, 매 순간의 경험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덩어리라면

매 순간이 좋을 리가 없는 것 또한 삶이다.  또한 언제나 그러하였듯 - 언제나라는 부사를 매번 붙이는 것이 좀 서글프다만 - 생각한 대로 순탄하게, 문제없이 행복하게'만' 흐르는 것도 아니다. 아니, 정정... 어쩌면  누군가 이 세상의 한 명 정도는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소위 '잘 살며 잘 먹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일단은 '나'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그 잘 먹고 잘 사는 삶의 연속이란 철저히 나를 빗나가는 것 같았다. 그런 모지리의 마음으로 산 순간이 좀 더 많았다. 바보 같이도.



그렇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것도 아니라고.

다만 행복보다 의미 있는 '고통' 과 '상처'를 인정한 현재의 나는 '순간의 힘'을 잃어내리면서 의외로 적잖이 고통스러웠다. 왜?  대다수가 어쩌면 이런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소위 의지를 품고 용기를 갖고 어떤 희망 어린 미래의 도래를 스스로 약속해보기도 하실 테지만 나는... 여전히 이 엉뚱하기 그지없는 나는, 들추고 싶지 않은 진한 '과거'를 기어코 들춰보고 목도했었기에. 그랬던 이유는... 나의 '결정적 순간' 들이 모이고 모여서 '현존' 하는 지금의 '나'로 만들어줬기에, 회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린아이 투정 같은 변명을 잠깐 대본다. 



순간의 힘, 칩 히스, 댄 히스, 웅진지식하우스, 2018.07.13. p. 336



오래 지닐 수밖에 없는 깊고 진한 '순간의 기억'이 있다. 

친구의 자살, 첫 관계 후 흐르던 피, 사랑이라 믿었던 이와의 지질한 집착 끝에 만난 이별, 아버지와의 다툼, 섣불리 도망치듯 '저질러버린' 결혼, 연속되는 유산, 남몰래 이혼서류를 준비하던 새벽 밤, 엉뚱하게 도망치듯 쓴 첫 번째 책 출간, 가족의 수술, 임신, 다둥이 육아의 시작, 등신 짓거리나 다름없을 끝없는 우울의 바닥을 찍어 버리게 만든 산후우울증, 극복하려 도망치듯 쓰기 시작한 아무 말 대잔치 글, 운이 또 좋아서 출간하게 된 감사한 두세 번째 책... 나에게 '진실에 걸려 넘어지게 ' 만든 순간들..삶은 아이러니다. 몇 십 년의 과정을 단어 몇 개 나열하니 금세 축약되는 것 보니. 나 원 참. 


-

"진실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실로 강한 일격을 맞은 것처럼 강렬하게 깨우치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그러나 내심 옳다고 알고 있었던 것을  갑작스럽게 인식했을 때, 그것이 바로 진실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다."

-


삶의 물방울들이라고....지금은 생각한다. 그 순간 순간들은 나를 '바다'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책에서 말하는 대로 '결정적 순간은 그중 가장 오래 살아남아 기억된다'라고 하는데.

제발 좀 벗어나줬으면 좋겠을 어떤 고통스러운 기억들 덕분에 '지금' 이 있는 것일지 모른다. 짧지만 강렬한 '결정적 순간'들이 뭉쳐져서 때로는 스스로를 파괴하다가도 돌파구를 찾으려 안간힘을 내고 그렇게 아프지만 느리게 치유해 가는 과정들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믿고 있기에.  나는 그 매 순간, 그럼에도 살려고... 태어났으니 일단 살아보는 편을 택했다. '용기'라는 것을 내었고, 그 용기의 시간은 결국 나의 '결정적 순간' 덕분에 탄생되었다고.... 믿고 있다. 여전히. 강하게...



-

"용기를 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연습하면 훨씬 쉬워진다. 그리고 당신이 과감히 일어선다면 다른 이들도 동참할 것이다. 당신이 용기를 낸 순간이 다른 이들의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다. 빨간색은 빨간색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우뚝 서서 저항한다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

-



수없이 마주치는 '순간'이라는 시간들은 

누군가에겐 작고 소박하고 예쁜 경험들일 수도, 반대로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일 수도 있다. 다소 변태적이지만 나는 후자에 가까운 경험들이 '성장'을 이루게 만든 듯싶다.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나였으니까. 그 순간들이 모여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지금의 '나'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든 것 같아서. 여담이나 '행복한 여자는 글을 쓰지 않는다'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꼈던 건 그런 맥락에서다.



수돗꼭지에서 물 틀어놓은 것 마냥 눈물만 나왔었던 그 시간에 감사...하다. 지금은...



'순간의 힘' 은 말한다. 고양과 통찰, 긍지와 교감에 대해. 

평범함과 일상 속에서 현저하게 두드러지는, 소위 '더 기분 좋고, 더 맛있고 더 좋게 보이는 감각적 매력을 증폭시키는 '고양'. 결정적 순간은 나 자신 그리고 주변 세계에 대한 인식을 재구성하기에 오랫동안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깨닫게 만드는 몇 초 혹은 몇 분도 안 되는 찰나의 '통찰'. 스스로 최선의 모습을 드러낼 때 발휘되는 소위 성취의 순간이나 용기의 순간, 이 같은 순간들을 창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스스로를 향한 '긍지'. 마지막으로 숱한 타인들과의 교류 속에서 '좋은 타인' 과의 관계를 맺어 가며 좋은 자극을 삶에서 만드는 '교감



이 네 가지는 그물망처럼 촘촘히 삶 속에서 얽히고 맺어져 어떤 '순간' 들을 삶 속에서 경험으로 탄생된다

그 경험은 마음에서 바라는 '각본' 대로 만들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행(?) 히도 '언스크립티드' 한 시나리오화되지 않은 행동들을 곧잘 하던 나는, 마음에서 바라는 '시나리오화된, 각본 된 상상'을 추구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그 각본을 깨트리는 행동들을 수반해야 결국 일상에서 작은 '실패' 와 '성취' 나아가 '성공' 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삶은 정말이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바라는 각본을 지키기 위해 각본을 깨트려야 된다니.. (개인차가 있으니 나한테만 그런가 싶고) 



"나 자신을 알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은 평생이 걸리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해하기 전에 나이가 차고 집과 직장과 반려자를 얻는다. 우리는 왜 지금처럼 행동하고 반응하는가. 자기 이해는 원체 더딘 과정이다. 거기에 채찍질을 해 실체화의 순간을 자주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은 자신을 확장하는 것이다."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고 -라고 장담하는 것도 요즘은 죄송하다. 죽어가는 이들을 곁에서 너무 많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 여태 살았던 35년 정도의 삶에서 그런 결정적인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계산해보면 복리 이자 붙는 것 마냥 시간에 비례해서 다가온 것은 또한 아니었지만, '나는 나를 파괴했던' 그 과거의 순간들에 정말이지 요즘은 감사하다. 그 시간들 덕분에 깨닫게 된 중요한 삶의 가치가 내면에서 수면 위로 부상하듯 더 선명해졌으니까...



사라질 듯 해도 다시 움직이면 또 살아낼 수 있다. '마음' 과 '생각'은 그래서 중요하다... '순간의 힘' 을 만드려면.




"중요한 순간을 향유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을 우리도 공유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우리에게 그보다 살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순간을 만끽하는 경험을 뒤로 미룰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에 있는 크고 깊은 함정이다. 하루하루가 지나고 매해가 지나는데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은 못 하고 시간만 무심히 흘러가는 것이다. " 



미루지 말 것, 속이지 말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지키며 살아갈 것을. 

시간이란 정말이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하니까. 그러나 때로 시간이 언페어 게임일 수 있는 것은 그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거나 낭비하거나 투자하거나' 하는 이들의 일상 속 작은 움직임들이 결국에 '게임'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기에. 



그래서 나는 미루지 않기로 했다. 속이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이, 마음에서 목소리에서 뜨겁게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에... 외면하고 싶지 않기에. 그리고 우리는 살면서 '나'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도 안되기에. 그것이 삶을 사랑하는 이의 태도라면. 



'순간의 힘'을 믿어보며 나는 내 삶을 좀 더 열심히 사랑해 보기로 한다.

'오늘의 이름이 나였으면 좋겠을' 그 마음 그대로 '오늘'을 맞이한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한 시간이 흘렀다. 오전 9시를 거쳐 다가올 오늘의 오후 그리고 저녁에 이르기까지 부디 짧지만 완벽한 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나' 이기를. 그리고 바라던 '순간' 과 마주할 수 있는 '운' 도 부디 조용히 곁에 따라와 주기를... 



빛은...믿고 바라보는 이들에게 보인다. 나는 '빛' 을 믿는다. 여전히 오늘도...




6월의 순간들은 7월에도...



올 해 다이어리에 좋은 순간의 기록들이 가득하기를..







#나는요즘꽤진지하다_그런시간들_읽고쓰는7월_순간의힘_믿는다_나와당신을

작가의 이전글 [모집] 미★모 3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