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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7. 2019

모든 것은 생쥐 한 마리에서 시작되었다.

디즈니 웨이 

어떤 것을 믿을 때는 끝까지 확실히 믿어라. 


- 월드 디즈니 -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도널드 덕, 구피, 플루토, 밤비, 그리고... 겨울 왕국에 이르기까지. 

애니메이션으로서 역대급 블록버스터로 인정받는 작품, 지금까지도 흥얼거리는 OST의 주제곡을 비롯, 각종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면 떠오르는 곳. 바로 '디즈니' 다. 언제였더라... 어렸을 적, 일요일 오전 7시에만 볼 수 있었던 '디즈니 만화 왕국'. 그걸 보기 위해 나와 남동생은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꼬박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꽤 애를 썼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디즈니 만화 왕국... 그 30분 남짓한 영상이 TV 앞으로 흘러나오는 시간, 앞뒤 오프닝 엔딩 및 광고를 제외하면 한 20분 남짓 됐으려나. 그 짧은 시간이 당시 내게는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어떤 힘... '이야기'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디즈니 웨이, 빌 캐포더글리, 린 잭슨, 현대 지성, 2019.08.05. p. 392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꿈'을 파는 데 정말이지 똑똑한 기업.

'꿈을 파는' ('판다'라는 동사가 어딘지 조금은 어울리지 않기도 하지만) 기업인 디즈니의 '디즈니 웨이'를 읽으면서 그 생각은 확신이 되었고 어떻게 월트 디즈니와 그의 팀들이 세상으로부터 그들의 '사명'을 이끌어 내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어렵지 않게 읽었던 책이었지만 다 읽고 난 이후 어딘지 모를 '그리움' 이 느껴졌던 것은..




디즈니는 말할 것도 없이 이제까지 가장 성공적인 엔터테인먼트 복합기업이다. 매직 킹덤의 1일 입장료가 27년 연속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디즈니 파크 앤 리조트는 사상 최고의 입장객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영업 이익은 무려 26억 6천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0퍼센트 증가. 


경제 학자들의 상세한 분석을 한 꺼풀 벗겨내고 나면 디즈니가 끝없는 성공을 거두는 근본 원인은 바로 '스토리'를 말하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 안에 들어가면, 우리의 세계는 변한다. 디즈니는 '성'을 만들었다. 그 '성'에 담긴 '꿈의 이야기'를.




 '꿈' 때문일지 모르겠다. 

책 중간중간 나를 움찔하게 만드는 월트 디즈니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필사해 보면서... 이상하게 손끝이 떨렸던 건, 여전히 어떤 장면을 향한 그리움이 남아 있어 서겠다. '꿈'이라는 명사를 마음에 몰래 품고 지내는 나는 (가끔 대놓고 지인들에게 여전히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의 모범적인 헌신, 상상력에서 얻은 영감을 어떻게 구체적이고 실리적으로 현실로 그려내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보면서 나의 '실행'과 '전략'에 대해 작은 반성마저 불러일으킨다. 



나는 얼마나 '구체적'으로 '계획' 하고 스케치해서 '실행' 하는 사람인가. 

나는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가졌는가. 

나의 믿음이 정말 나의 것인가...


뭐 이런 등등등의 생각에 빠지다 보니 어느새 잠시 읽고 쓰다, 멈추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꿈을 꾸고 그 꿈이 내 신념에 맞는지 확인해 봅니다. 

나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도전하고 그 꿈들을 실현하기 위한 비전을 실행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합니다. 




디즈니는, 그의 팀은 말한다. 

오늘의 경계를 넘어 꿈을 꾸라고. 그들이 그리는 세상을 향한 건전한 가치를 믿으라고. 그리고 현실에서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라고. 그 도전에 있어 망설임 없이 당장 나서서 실행하라고. 그렇게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는 이 네 가지 본질적인 그들의 메시지가 여전히도 굳건히 그들의 기업 내, 조직문화 안에서 현업을 함에 있어서도 변치 않기에. 그들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여전히 그들만의 브랜드를 지켜내며 더 비약적인 발전을 시켜나갈 수 있음은 분명하겠다. 일을 하는데 서로가 고양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꿈을 꾸듯 심취되며 심지어는 현업의 결과물로 감동마저 느낄 수 있는 업의 필드라면......... 말 다 했지 싶다. (내 동경이 도를 지나쳤을지언정)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꿈꾸는 데서 그치지 말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의지도 있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긍정하라. 최고 경영진과 모든 부서들을 위해 사외에서 꿈 휴양소 프로그램을 실시하라. 자신의 꿈을 실현되었음을 발표하고 자세히 설명하는 언론 보도용 스토리를 쓰라.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팀들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라. 



별 거 아닌 생쥐가 '꿈'과 '이야기'로 만났을 때, 탄생되는 기적... 디즈니가 이뤄낸 위대함은 바로 그 '이야기' 겠다. 꿈의 이야기..





애석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회사들이 디즈니 같은 근사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정말이지 더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건 나의 현업, 이곳도 마찬가지. 생각해보면 디즈니도 일종의 '제조업'일 수 있는데, 물론 생산해내는 물품의 다름이 그렇다 치더라도.. 뭐랄까 '문화'가 없는 것이 늘 안쓰럽기만 하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다 보니, 아니 오히려 현재의 '생존'을 위해 근시적 세계관에만 집착하는 듯한 분위기. 빠져나가는 좋은 동료들, 없어진 지 오래인 기업문화. 정체성의 결여, 경영진과 직원 간의 불화와 불신, 나사 부품과 같이 오늘 하루 근근이 '먹고사니즘'에 만족하는 것에 그치려는 동료들.... 



다소 비극적 묘사일 수 있으나, 디즈니와 우리 회사를 비교해 보며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나열해 본 문장을 다시 읽어 보니, 어딘지 모르게 슬퍼진다. (그럼에도 좋은 면도 있다. 디즈니 못지않게...... 아주아주 소수에 불과하나 내가 알고 있는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멋진 동료들과 성실한 프로젝트도.. 분명 있었다..) 



디즈니는 창의력과 뛰어난 장인 정신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비단 위대한 월트 디즈니조차도 함께 일하는 잘 조직된 팀이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지금의 디즈니가 되지 못했다는 건 분명하겠다. 결국 디즈니라는 사람의 뛰어난 상상력, 그로 인한 몰입과 열정은, 그런 한 사람의 뛰어난 업적이 사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과 마음과 정신이 일구어낸 결과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하나를 위한 전부'는 결국 '전부를 위한 하나'라는 점을.. 말이다. 



'저는 어느 분야에서고 권위자가 되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만나는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따르고 우리 회사의 끈끈한 팀워크에 긍지를 느낍니다.' 



하나의 '성' 은 혼자 만들 수 없다. 절대로.



어느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그 중심이 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대담함..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주저하지 않는 것 같기만 하다. 그 말은 다시 말하자면 그들은 충분히 다가올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사실. 어쩌면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꿈'을 이루려면 타인들의 '안돼'라는 목소리에 스위치를 끄고, 다만 '된다'라는 단 한 가지의 이유를 붙잡고 계속 도전하고 쓰러지고 다시 도전하며 위험을 감수해 나가는 '용기'를 가지려 한다는 것을.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할 일이 많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용기이다. 




지금 다 이룬 것 같이 보이는 소위 성공했다는 반열에 드는 이들도. 처음엔 아니었으리라. 

확실한 안정을 거부한 채, 불확실한 세계로 그럼에도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내면의 '꿈'을, '열망'의 방향을 그들은 스스로 명확히 알고 있었고 그 열망에 솔직한 사람들은 아니었을까. 결국 기회를 한껏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두려움마저도 도전이라는 버튼 하나 누름으로 인해 내달리게 되는 끈질김... 인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치밀하게 관리되는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계획들, 그로 인한 숱한 과정들의 반복들... 본질은 결국 쉽게 변하지 않는다. 디즈니의 본질도, 성공이나 성장에 대한 본질도. 


직관하는 용기. 움직이는 용기.. 그리고 지금의 내게 필요한 건 '고요하게 움직일 줄 아는' 용기.. 헤븐..




어쩌면 디즈니도 알았을지 모르겠다. 결국 그들의 사업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것을. 

뜬금없이 웬 '사랑' 이냐 싶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디즈니가 펼치는 '이야기' 들의 본질은 모두 '사랑'과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 (나만 이렇게 해석하나 싶지만) 그들은 어떻게 디즈니가 우리에게 주는 '경험'으로 인해 우리가 보다 나를, 내가 속하는 세상을, 내 앞의 사람을 '사랑' 할 수 있게 만드는 '긍정적인 감정'을 선물해줄 수 있는가. 바로 디즈니는 그 '긍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초점을 둔 건 아니었을까. 비단 '고객'에게 더 좋은 감정을 선물하려 했던 것뿐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내가 나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겠다..




여러분이 자신을 더 좋아할수록, 누구와도 같지 않게 될 것이다. 

그 점이 여러분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잘하라. 너무도 잘 해내어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라.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여전히 잘하는 당신을 본다면 다른 사람들을 데려와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다. 




마술을 볼 때 우리는 생각한다. 그 비밀에 대해서. 그리고 또 생각한다. 

때론 그 비밀을 알고 싶지 않은 채 그대로 빠지고만 싶다고.  그렇게 양면의 마음을 품고 사는 '인간'에 대해 잘 이해하고 그들의 '정서적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려 노력했던 기업. 디즈니는 바로 그런 '인간'의  탐욕과 증오 기만이라는 감정이 도사리는 현실에 맞서, 동시에 없는 것 같은 현실에서도 아량과 자애 지혜와 사랑과 같은 좋은 행위와 품성들의 힘을 믿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랬기에 그 좋은 행위들을 어떻게 하면 보다 현실적인 공간에서, 펼쳐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의 결과물들이... 겨울 왕국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기획 중인 그들의 '꿈'의 결과물들에서도 드러나겠다. 그들의 마음이. 결국 '기쁨'을 가져다주고자 하는 그 의도가. 



어른도 사실 기쁘고 싶은 거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하는 디즈니월드... :) 





책 말미에 디즈니의 '꿈'을 향한 시간에 함께 했던 배우자의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나는 잠시 읽던 책을 멈추고 목소리를 내어 읽어 보았다. 



우리는, 멋지고 신나는 삶을 함께 했고, 매 순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문장으로 비틀어 보기도 했다. 

왜...? 나도... 나도 결국 그 말을 해내어 오늘이라는 시간을 '꿈'이라는 여전한 그리움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서. 나도 생의 말미에 가서는 이 말을 아이들에게 건넬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랐기에. 좀 두서없지만, 그 한마디를 남기면서 책의 추억을 이렇게 한 번 더 접어 본다. 



우리는, 나는, 아프고 힘든 시간을 통과하면서도, 결국에 매 순간 사랑하며 살았다.라고.. 



삶이 폭죽놀이와 같다면... 이왕이면 색깔을 지켜내고 싶다. 사그라들지언정. 타오를 땐 뜨겁게. 헤븐... 힘.



#나만의_생쥐_한마디를_만들어내는_마음으로_읽고_쓰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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