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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8. 2019

우리의 능력은 놀랍다. 스스로 외면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능력은 실로 놀랍다. 다만 인간이 그 능력을 모를 뿐이다. 


-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밀턴 에릭슨 - 




50명을 얕게 만날 수 있었던 시간. 

그 50명 각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심리학' 이야기는 실로 나로 하여금 어떤 '생각에 관한 생각'을 다시 '생각' 하게 만들었다. 무슨 생각을 이리 달고 사나 싶지만, 어쩌면 나는 '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지 모른다. 그랬기에 의식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매년 읽는 북리스트 중 꼬박 심리학 관련 책들이 담겨 있던 것일 테고.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톰 버틀러 보던, 흐름출판, 2019.07.23. p. 592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은 우리에게 '미움' 심리학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아들러' 에서부터 '꿈' 해석의 대가로 꼽히는 '프로이트' 뿐 아니라 에릭 호퍼라든지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잘 알려진 '빅터 프랭클'을 비롯하여 솔직히 생전 처음 접해 보는 심리학자들의 메시지까지도 (지식 부족, 내가 아는 심리학자들의 메시지가 하나같이 거기서 거기였다니. 반성-!)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즉 꽤나 '얕고도 방대한 지식'을 편히 접할 수 있기에 깊은 심리 공부보다는 얕고 다양한 심리 공부를 요하거나 원하는 분들껜 추천 도서인 걸로. 




프로이트는 인간이 오로지 무의식의 활약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했으나,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본 아들러는 환경에 대한 반응과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인생의 유형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인간은 천성적으로 개인적 능력과 정체성을 획득하는 데 전력을 다하지만, 그것이 충족되면 사회에 순응하며 바람직한 일에 기여하고자 노력한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보다 아들러 '편'이고 싶었던 건, 어쩌면 이런 이유겠다. 

'사회적 존재'.... 그걸 무시하지 않았기에. 사회라는 집단 단체 생활의 유지를 위해 인간 본연의 욕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때때로 저지, 억제, 컨트롤, 관리해낼 줄 아는 인간의 또 다른 어떤 '인내'라든지 '수용'이라든지 그로 인한 '정체성'이라든지. '부족함'에 대한 '인정'을 해 주는 친절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말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느껴졌기에. 사실 결핍이 성장의 동력이었던 나로서는 그래서 아들러가 좋았다. 열등을 승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응원의 메시지들이 많았기에. 




모든 아이는 자기 약점을 보상하는 최선의 길을 찾아 나선다. 이를 두고 아들러는 '수많은 재능과 능력은 결핍감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동시에 열등감을 일으킨다. 이러한 열등감을 없애는 바람직한 양육 방식은, 아이가 남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불안정한 욕구를 발전시키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열등감을 떨쳐내려는 시도는 인생의 전반적인 모습을 바꾸며 때로는 극단 저인 방식으로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시도를 낳기도 한다. 이를 설명하려고 아들러가 고안해낸 유명한 용어가 열등 콤플렉스이다. 열등 콤플렉스는 사람을 수줍게 하고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과잉 성취욕을 빚기도 한다. 이 '힘을 향한 병적인 욕동' 은 타인과 사회의 희생을 요구할 때가 많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결핍, 콤플렉스 등이 있기 마련이다. 

건강한 사람은 이 콤플렉스라든지 결핍을 극복해서 나에 대한 배려, 아울러 남에 대한 배려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핍이라든지 열등이라든지 하는 감정에 '나'를 '굴복' 시키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그걸 이겨내면서 동시에 '나'라는 사람이 속한 공동체 혹은 나를 둘러싼 가족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를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사랑할 줄 아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부족함이 오히려 강함이 될 수 있다고. 


결핍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그 감정은, 잘 이용하면 에너지원이 된다. 분명 거대한, 위대한 힘의 동력이다...



삶이 외롭고 관계가 궁핍한 건, 어쩌면 우리가 자신의 욕구와 이익'만'을 가장 먼저 챙기기 때문이겠다.

선동되기 쉬운, 대중적인 우리들은 이기적이다. 몹시도. 어떤 면에서는. 남들에 대한 비난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인간' 은.... 그런 인간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다는 걸 겸허히 '인정' 하기에 그래서 더 심리학 관련 메시지들을 꾸준히 접하고 관심을 갖는 나는,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드는 걸지 모른다. 



읽고 쓰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천천히 스며들듯. 

'나'는 꽤나 못되고 이기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나'라는 사람이 제일 잘 알려고. 그러면서 동시에 나의 정신이 그 '이기적 유전자'에 휘둘리지 않고 어떤 가치와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통해 이겨내고 극복하려 '노력'이라는 걸 해내고자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심리 책을 종종 읽는 이유는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나'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내일을 그리는 어떤 상상을 여전히 행하는 나라서...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은 고정돼 있지 않으며, 이기적이거나 공동체적인 의도에 자극받아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인간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늘 현실과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이 상상력은 인간이 열정적으로 살고 늘 어딘가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인간의 정신이 불멸하고 변화에 저항적인 이유도 바로 방향성을 지닌 목적 때문이다. 




삶의 의미, 나만의 이유. 바로 그것이 '목적' 아닐까... 나의 방향, 나의 길.. 그게 뚜렷한 사람이라면. 덜 불행할.. 거다.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에게 가장 힘든 일은 어쩌면 자신을 알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일지 모른다. 

숱한 심리학자들의 메시지도 어쩌면 본질적으로 한결같을지 모른다. 결국 '사람'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그렇게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의 '삶'을 보다 '잘 살다 잘 죽는 것'에 관심 있는 이들은 결국 위대한 업적으로 어떤 성공이라든지 명예라든지 부귀영화를 누리는 부의 축적이라 든 지가 아니라... 그렇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어떤 삶의 '운명'에 위대한 용기로 '맞서는 것'에 초점을 둘 테다. 정말 어렵고도 힘든,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용기' 말이다. 




빅터 프랭클이 몸담았던 병원에 죽어가는 젊은 여성이 있었다. 처음에는 온통 겁에 질렸던 이 여성은 점차 용기를 내어 가장 멋진 죽음의 순간을 맞기로 결심했다. 아무 의미 없이 죽는 대신,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선택함으로써 죽음에서 엄청난 의미를 찾아낸 것이다.




때때로 감정의 지옥으로부터 여전히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시간과 만날 때면. 

나는 책에 의지하곤 한다. 그러다 결국 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다가온다.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편안함이나 고요함이 찾아오며 조금씩 감정을 흘려보낸다. 이 연습이 요즘은 꽤나 익숙하게 '훈련'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요즘 나는... 기분이 꽤 좋다. (조증과 우울증? 아니면 경미한 다중인격? 그 어딘가에 있을지도.. 웃음-) 



문득 스스로 기특하다고 생각했던 건 

나 자신에게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투자'라는 걸 하고 있는 나는, 결국 날마다 체력 훈련을 받는 선수가 된 것 마냥 어떤 인내심이라든지 강인함과 같은 것을 조금씩 키우는 사람이 되어 가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도 되도록 '건강' 하게 다잡으러 노력하는 나를 발견하니. 오늘 들을 수 있는 귀에 고맙고, 쓸 수 있는 두 손이 있음에 감사하며, 먹을 양식과 건강하게 곁에 함께 하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음에... 이젠 이런 사소한 일상의 존재들이 참 고맙다.... 어쩌면 이런 '고맙다'라는 생각이 결국 나를 해방시켜 주는 건 아닐까 싶고. 결국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라는 걸 나도 믿고 있기에. 




감정의 감옥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하다.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감정은 정확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불쾌한 감정은 단지 당신이 무언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당신의 감정은 마치 새끼 오리가 어미 오리를 졸졸 쫓듯 당신의 생각에 뒤따라 나타날 뿐이다. 




지그시 바라보는 연습. 요즘 잘하고 있다.. 고맙다. 기특하다. 헤븐..





책 중간에 게슈탈트 기도문이 나오는데, 이 기도문은 특별히 기억해두고 싶어서 필사를 해 두었다... 

나중에 나의 쌍둥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비밀 일기장에도 마찬가지로 편지를 적어 두기로.. 한다. 너희들을 위한 기도문을. 



나는 내 길을 가고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간다 

내가 당신의 기대에 맞춰 세상을 살지 않고 

당신이 내 기대에 맞춰 세상을 살지도 않는다.

당신은 당신, 나는 나

그러다 우연히 서로를 발견할 기회가 생긴다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 게슈탈트 기도문, 프리츠 펄스 -




오늘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나는 지금 좋게 변화하고 있다고. 어떤 '믿음' 이 강해지고 있는 것만 같다..

예전엔 믿을 수 없었으니까. 세상은 지독히도 끔찍하고 비참한 시궁창 같은 악이 선보다 더 많은 곳 같아서. 인간이라는 동물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무서운 동물이라고... 그렇지만. 나는 달라졌다. 아니 달라지는 것 같다. (확신보다는 그저 현재 진행형으로 두기로 한다) 결국 생각이 나를 만든다면 그 생각의 주파수를 '긍정' 하기로 했기에. 그렇게 내가 속한 이 세상은 변화할 수 있고, 내가 바로 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존귀한 사람이라고...



때론 예민함과 섬세함에 어쩔 도리 없이 불안함에 휩싸일지언정. 

나를 둘러싼 환경과 유전자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훨씬 더 중요한 건 나는 그 환경과 유전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 강한 신념이 오늘의 나를 지켜 주리라는 것을. 믿으려 한다. 아니 믿는다. 좀 더 확실히, 선명하게. 나의, 당신의 능력은 실로 놀라울 테니까. 다만 우리가 그 능력을 아직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러니 좀 더 선명히, 오늘은 나와 당신에게 이 목소리를 보내고 싶어 진다. 

당신, 지금. 나와 함께 깨어나라고.

그 마음에 지지 말고 같이 나아가라고...



달을 보고 소원을 빌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삶을 소원하듯 잘 살려는 사람은, 그렇게 나아간다.



#50명의_응원같아서_그래서_고마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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