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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9. 2019

잘 수 없던 밤, 잠들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왜 잠을 잘까 

인체의 그 어떤 측면도 수면 부족의 이 지독하면서 해로운 효과를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사회적 조직적 경제적 신체적 행동적 영양적 언어적 인지적 정서적으로 잠에 의존한다. 


- 우리는 왜 잠을 잘까 -




3년 전, 한 시간 이상을 연속으로 잔 기억이 별로 없다.

양육의 세계는 그 자체로 '비극' 무대나 다름없었고 스스로 갉아먹는 감정의 교란 상태에 빠지기 일쑤였다. 그야말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본의 아니게 주어진 것 같은. 그런 일상이었다. 도망치고 틈만 나면 해방되고 싶었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끝없는 암흑 같은 시절들.



한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절의 주원인이 다름 아닌 '잠'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걸.

사실은 알고 있었다. 반년 이상을 한 시간을 잔 기억 없이 사는, 의도치 않은 '수면 학대'의 나날이 결국 나를 비롯한 내 주변 가족을 모두 무너뜨릴 만큼의 커다란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 알았.... 다. 뭘 해도 집중하지 못했고 그냥 시간이 지나가기를, 이 고통이 끝나기를 바랐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열린 책들, 2019.02.25. p. 512



부족한 잠이 당신을 죽이는 방법은 많다. 시간이 걸리는 방법도 있고 훨씬 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방법도 있다. 가장 적은 수면 부족에도 지장이 생기는 뇌의 기능 중 하나는 집중력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이 집중력 상실이 가져오는 치명적인 결과는 졸음운전이라는 형태로 가장 명백하면서 치명적으로 펼쳐진다. 미국에서는 매시간 누군가가 피로와 관련된 운전 실수로 일어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파묻히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나날들..... 어쩌면 초기 양육은 그 시절이 '당연' 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생각해보면 이제 막 태어난 아들 쌍둥이를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돌봐야 했던 그 시절.

내 생애 최대 욕망은 '잠'이었던 것 같다. 정말이지 사람이 반 미쳐간다는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으니까. 그로 인해 가뜩이나 감성적이었던 캐릭터인 사람이, 이성은커녕 비 이성, 비 이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지녔던 건, 예컨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격한 분노의 표출 등.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수면 부족에 따르는 비합리적인 감정 표출은 주관적이고 일회성을 띤 흔한 현상이지만, 최근까지 우리는 수면 부족이 신경 수준에서 감정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지 못했다. 직업, 정신, 사회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말이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송두리째 엉망진창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

따지고 보면 차라리 틈새 수면이라도 취했으면 덜 고통스러웠을 텐데. 왜 난 그때... 모든 시간에 '강박'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스스로 애틋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했던 시간.. 그래도 그 시절 덕분에 지금의, 어떤 면에선 참 끈기 있게 강해져 버린 '나'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겠다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던 시절인 건 분명하다. 잠은 소중하다. 무섭고도 위대한 힘이 담겨 있다. 그것이 결핍되었을 때의 파급력은 어마 무시했으니까. 



수면 부족은 건강에 은밀하게 훨씬 더 깊이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의 모든 주요 계통, 조직, 기관은 잠이 짧아지면 고통을 겪는다. 우리 건강의 그 어떤 측면도 수면 부족이라는 신호를 보고 재빨리 물러나서 아무런 피해 없이 숨을 수가 없다. 집의 수도관이 터져서 물이 쏟아질 때처럼, 수면 부족의 효과는 생물의 모든 구석과 틈새로, 세포 속까지 스며들면서, 우리의 가장 근원적인 자아인 DNA까지 변형시킬 것이다. 



난 진짜 코알라, 네가 부러웠........ 다. 나무에 매달려서라도 자고.. 싶었다. 아가들아... 네 어미가 그랬다...



잠만 잘 자도 많은 현대인의 질병이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암, 심장 마비, 수명 단축, 정신 질환, 성인병 증가 등등. 잠이 얼마나 큰 힘이 있냐 싶겠지만 제대로 된 건강한 수면 없는 일상생활은 서서히 조금씩, 망가져갈 수 있다는 걸, 책은 여러 통계 의학적인 관점에서 우리에게 경고를 보낸다. 



잠을 더 적게 잘수록 자신이 지닌다고 느끼는 에너지의 양은 더 적어지고, 운동을 하려는 의지가 더 줄어들고 느끼는 에너지의 양은 더 적어지고, 꼼짝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위한 완벽한 요리법이다. 열량 섭취는 더 늘고, 열량 소비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돼야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잘 안다.

그럼에도 그 '체력' 다지기에 여전히 잘 실천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글을 좀 더 잘 쓰는, 좀 더 활기차고 긍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아주 기본적인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잘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걸까. 그건 아마도 '소홀' 했기 때문이겠다. 



경각심이 없었기에.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멘소리 마냥 스스로 툴툴대는 나를 잠시 반성해보게 된다. 잠을 자는 선택을 하는 것도, 그 잠을 되도록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한 신체를 위해 반드시 필수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바로 '나' 일 테니까. 그런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삶을 반드시 살아 낼 거야!라고 말만 해댄 꼴 같아서. 미안하다. 여전히 불면증을 달고 사는 나에게... 잠을 푹 잘 권리를 선물해 줘야 할 때인 것만 같아서. 



우리가 게으름이라는 불리한 낙인이 찍히거나 난처한 표정을 짓는 일 없이, 밤잠을 푹 잘 권리를 되찾을 때가 되었다고 믿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건강과 활력을 주는 가장 강력한 묘약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생물학적 경로로 혜택을 주는 묘약이다. 그러고 나면, 가장 심오하면서 충실한 존재감과 더불어 낮에 진정으로 깨어 있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잠이 부족한, 아직은 이런 시간 패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새벽 5시에 기상하는 것이 '필요' 하고 또한 이젠 '습관' 이 되어 버렸지만, 이왕 일찍 일어나는 거라면 반대로 욕심을 좀 내려놓고 조금은 더 일찍 잠드는 습관을 만들어 보려 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12가지 비결을 메모해보며 오늘부터 1일인 걸로... 쉽지 않겠지만 잠을 잘 자는 것으로 인해 좀 더 '잘' 흐를 수 있는 삶을 위한 기본을 다질 수만 있다면. 조금 더 노력해 보는 걸로 한다.. 



수면 시간표 지키기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기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기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 피하기

음식 많이 먹지 않기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기

오후 3시 이후 낮잠 자지 말기

잠자리 들기 전 긴장 풀기

잠자러 가기 전 뜨거운 물에 목욕하기

침실은 어둡고 차갑게, 침실에서 전자 기기 치우기 

적절히 햇볕을 쬐어라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기.




여전히 잠들지 못하는 밤이 지속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오늘은 잘 자 보는 걸로... 



잠을 잘 잔다는 건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향력,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내포할지 모르겠다. 

우리의 밤잠은 생각보다 꽤 복잡한 대사 활동을 통해 활발하게 일어나며, 과학적으로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독특한 단계들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러하기에 인체 중 제일 중요한 기능인 '뇌'라는 곳 속의 수많은 기능들은 바로 다름 아닌 '잠'을 통해 회복되고 잠에 의존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잠이 뇌에 제공하는 많은 혜택 가운데, 기억에 주는 혜택이 특히 인상적이며 유달리 잘 이해되어 있다. 잠이 기억 보조 제임은 반복하여 입증되어 왔다. 학습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뇌가 새 기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키고, 학습이 이루어진 뒤에는 그 기억을 굳히고 잊어버리지 않게 막는다.




이렇게 미묘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나의 소중한 '잠' 은.. 상상 외로 더 소중하다는 것을.

오늘의 잠자리가 보다 편안하기를, 그러기 위해서 흐르는 마음, 생각을 잘 정돈하며... 오늘도 무사히 잠들 수 있기를.. 잠이 내게 해 준 것만큼 나도 잠의 가치를 보다 소중히 다루기를 바랄 뿐이다.  


잠드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시간은, 일어났을 때의 햇빛, 새소리... 그런 '아침'....



#그나저나_오늘은_몇 시에_잠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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