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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훈 해설위원 Apr 27. 2024

똑똑하고 멍청한 녀석

04/27 '똑똑하고 멍청한 녀석'

1. 유튜브 콘텐츠용으로 '100일 도전'시리즈를 찍기로 했다. 일단 첫 번째 영상은 쉐도우복싱이다. 아파트 필로티에서 2분 10R를 기준으로 100일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여주는 내용이다. 구글캘린더에 이런 저런 일정을 정리하길 거의 10년 가까이 하고 있다. BOX002 KTT003 이런 식이다. 전자는 복싱2회, 후자는 코리안탑팀3회차 이런 뜻이다. 쉐도우 복싱이니 S001 이라고 썼다가 S100으로 바꿔봤다. 100번부터 역산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큰 의미는 없다. 다만 꽉 채우고 비워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방금 먹은 프로테인이 소화가 어느정도 되면 S099를 하러 간다.

2. DCT(Ducal Clutch Transmission)을 채용한 NT1100의 주행거리가 8000km를 넘어섰다. 머신이 임의로 기어를 변속해주는 (스쿠터의 원심클러치와는 다른 원리) 이 똑똑하면서도 멍청한 녀석에 익숙해지기까지 94년도 2종소형 취득인 나도 고생을 좀 했다. 얼머나 똑똑하냐면 주행속도와 스로틀의 개도 그리고 엔진 알피엠과 라이더의 주행패턴(500km 마다 학습)에 맞춰 변속을 스스로 철컥철컥 해준다. 원래 라이더가 스로틀을 돌리고 클러치를 잡고 쉬프트체인지를 해야할 것들을 바이크가 혼자 다 해준다. 똑똑하다. 그런데 오르막 내리막을 구별안한다. 특히 코너에서 업힐하다가 살짝 경사가 완만해져서 속도가 붙으면 기어 업을 하는데 철컥하면서 살짝 리어가 털리는 느낌이 난다. 그렇다. 라이더가 제일 싫어하는 '육체적 경험'을 툭하고 던져준다. 다운힐에선 가만히 있으면 혼자 4단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스포츠모드로 바꾸거나 또는 매뉴얼로 바꾸어 코너를 공략해야한다. 처음 출고후 강원도 중학교로 강연가면서 타고 갔다가 세나로 크루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 이거 겁나서 못타겠네' 3000km 가 지나자 적응이 되었고 5000km가 넘자 완전히 익숙해졌다. 오늘은 체인청소를 해주고 윤활을 해줄 생각이다.

3. 세탁기-요즘은 워시타워라고 한다고-가 위아래 2단 형태이고 아랫쪽에

작은 용량의 것이 붙어있는 형태인데 덮개 힌지가 작년말에 부러졌다. 주로 땀으로 범벅이 된 운동복, 핸드랩 세탁용. 그래서 꽤 불편했었는데 이번에 LG앱을 깔고 AS신청을 했더니 날짜,시간까지 지정할 수 있었고 가장 빠른 당일 오전 11시로 신청. 기사님과 통화후 파손부위를 사진찍어 보내니 바로 같은 종류의 덮개를 들고 나타나셨다. 아마 한 타임 더 진화하면 세탁기에서 바로 버튼을 누르면 AS기사가 나타날 것이다. 

4. 쉐도우복싱, 집안일, 바이크 체인 윤활이 끝나면 인근 무인카페에서 유튜브 편집 및 책을 읽어볼 예정이다. 앞서 말한 100일 시리즈처럼 책을 읽고 리뷰하는 것을 100번 해볼까 하는데 아직 할지 말지는 모르겠다. 

5. 저녁엔 프로레슬링 매치가 있다. 이태원 타코맛집인 타고 아미고에서 7시 30분(개장 7시)에 열리는 PWS 펍 브로얼 매치에 출전한다. 이번이 아마 세번 째인가 그렇다.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에 입장한 주인공이 동네 불량배 한 두명과 주먹을 섞다가 난장판이 되는 클리세를 프로레슬링에 도입하며 융화시킨 것이다. 얼마 전에 구입함 베놈 팬츠와 컴프래션 래쉬가드를 입고 나갈 생각이다. 코스튬이 조금 간편해서 이태원에서 일산으로 오고가는 것이 용이한 편이다. 인근에서 맥주도 한잔 할 생각이다.

6. 생각해보니 NT1100 처럼 똑똑하고 멍청난 녀석. 그게 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재밌게 살고 있구나.

- 인간어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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