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사람이나 들이면 되겠어요?
배달노동자의 교육학 수업
배달 요청 사항에 "대문 앞에 와서 전화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음식을 전달하러 가보니 단독주택이었다. 대문 앞에서 전화를 하려는데 대문이 열려 있었다. 한 할머니가 마당을 가로지르며 이것 저것 옮기고 정리하고 계셨다. 마당에 들어가 전화를 하니, 고상하고 우아한 목소리의 한 여성이 응답을 했다.
"여보세요."
"도착했습니다."
"그래요? 나갈께요."
현관문을 열고 나온 여성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어떻게 들어오신거예요?"
전화에서 들렸던 고상하고 우아한 목소리는 어디 가고 찢어지고 날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나도 화들짝 놀랐다.
"저기 계신 할머니께서 대문을 열고 뭘 하고 계셔서 들어왔습니다."
그 여성은 도끼눈을 하고 할머니를 째려 보았다.
"할머니, 함부로 문 열어놓지 말라고 했지요. 아무 사람이나 들이고 그러면 되겠어요?"
나는 졸지에 맛있는 음식을 배달하러온 사람이 아닌 "아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여성의 날선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거 이리 주세요."
음식을 받아든 여성은 현관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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